아랫사람들의 멋진 퍼포먼스를 보면 내가 설 자리가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럴 때 나타나는 내 모습.
착해진다
나와 의견이 안 맞으면 위아래 상관없이 바득바득 대들던 나의 모습은 사라지고, 너무나도 온순하고 착한 모습의 나를 발견한다. 아랫사람이 보여준 결과물은 나의 조언이 필요 없는, 내 역량치보다 훨씬 상위의 결과물이다. 뭐 어떻게 코멘트를 할 필요가 없다.
나는 속으로 잠시 충격을 받는다. (처음엔 이 기간도 오래갔다)
이후로는 겉으로는 무조건 따르고 무조건 지지하고 잘 되게 도와준다.
그저 착해진다.
이런 내 모습은 '못된' 시절의 리더들에게 대들었던 내 모습과 대조된다.
내가 '못되게' 굴었을 때의 리더들의 반응이 떠올랐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 대부분 현재의 내 모습과 비슷했던 것 같다.
내 의견을 지지해 주고, 나를 어르고 달래고, 설득하고...
이제야 깨달았다.
그들은 내 결과물에 대해, 어떻게 개선을 해야 할 지도 잘 몰랐던 것이다.
그러니 할 수 있는 것이 '고작' 전폭적 지지였던 것이다.
착한 리더들이 리더가 된 연유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왜 그들은 리더가 되었을까.
지금 내 상황을 보니, 그들 생각에도 그들이 딱히 잘할 수 있는 것이라곤 구성원을 지지해 주고 구성원들이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뿐. 리더가 되어 후배를 도와주는 것이 연차가 어느 정도 쌓인 그들이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역할이라고 판단했던 것이었을 수도 있겠다.
성과에 집착하고, 숫자 목표 달성에 안달이 난 리더들을 보면 그들은 확실히 다르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팀원들을 쪼고 괴롭히고, 목표 관점에서 책임을 부여하니 못되질 수 있다.
착한 리더들은 나처럼 어쩌면 처음부터 리더에 대한 욕심이 없었을 수 있다.
본인들이 잘하던 역할이 후배들에게 잠식당하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 자리가 없다는 심정으로 리더직을 받아들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