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oonbusin Aug 05. 2022

정치와 디자인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디자인 정치학' 책 리뷰

대학교3학년, 정치학과 수업을 들은적이 있다.  학문을 배우는 대학생이라면 상식이 있어야하며 무릇 정치에 대해서도 알아야한다는 나름의 이유였다. 당시 디자인과에서 정치학과 수업을 듣는건 드문 일이었지만 나는 정말 정치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때 기말고사로 제출한 리포트의 주제가 '정치와 디자인'이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대학생이기때문에   있는 용감한 주제였던것같다.  담론이  리포트에 담길리가 없겠지만 정치와 디자인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내용을 나름 고심해서 썼던 것같다.


디자인 정치학


얼마전 네덜란드 디자이너인 뤼번파터르의 <디자인 정치학>책이 발간 한국어로 번역되어 발간 되었다. 잊고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궁금증이 생겼다.

디자인 정치학은 뭘까? 디자인이 앞에 있는걸로 유추하자면 디자인을 정치적으로 한다던가, 디자인이 정치에 사용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예상이 맞았다.



디자인

목적을 위해 설계실체화하는 것을 말한다.


정치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



즉 디자인 정치학이란 디자인의 시각적 힘으로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 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당부하는 말은 ‘커뮤니케이션은 중립적이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 시야가 넓어진는 것이다. 우리 모두 문화적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커뮤니케이션이 종종 실패할  밖에 없는 이유를 납득할 수 있다.


아래는 책에서 인상깊었던 내용을 정리 발췌했다.




언어와 타이포그래피

중국어는 전 세계를 통틀어 사용 인구가 가장 많은 언어이고 표어문자이며, 중국어는 번체자와 간체자로 구성되있다.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쉽게 쓰여진 글자체를 간체자라고 하는데 타이완, 홍콩, 일부 중국 실향민은은 번체차를 쓰는 반면 중국본토와 싱가폴에서는 간체자를 쓴다. 번체자를 쓰는 입장에서 간체자는 진정한 아름다움이 소실됐다고 주장한다.





민족을 대변하는 타이포그라피

타이포그라피 자체로는 민족성이 뚜렷하지 않지만 어떤 식으로 활용했는지에 따라 특정 민족성을 상징한다.

-차이나타운체, <차이나 타운 여행>연극 포스터에 쓰이면서 유명해졌고 아시아 음식점에 쓰이게 됨

-아메리칸스피릿,아프리카인과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대변하는 서체로 이국적이고 모험적인 서커스풍 광고에 쓰이게 되면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대변하게 됨.

-파피루스체. 아바타 포스터에도 쓰여졌으며 고대중동의 이미지에서 영감받은 서체.


이런 서체들의 문제점은 인종차별적 디자인으로 이어질수있으며, 더 큰 문제는 고정관념이 남용되므로서 주류문화와 동일하게 주목받아야 할 소수문화가 오롯이 전달되지 않는다.



대문자와 계급

하나로도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데 두 종류(대문자/소문자)알파벳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왕, 영주, 대통령, 교황, 황제에는 모두 첫 글자가 대문자였던 반면 농부, 노예, 농노는 소문자로 표기했다. 오늘날까지 대문자의 힘이 남아있는데,  학사와 석사 학위, 박사학위 (Ph.D)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추후 권력,권위, 관습에서 벗어나 소문자를 쓰는 운동을 전개하므로서 위계서열은 상대적으로 흐릿해졌다.




헬베티카

헬베티카는 책은 물론 영화로 까지 다루어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서체다.

헬베티카는 객관성이 확보된 진보적인 디자인의 상징이었고, 기업문화의 기본 선택지가 되었다. 또한 만들어진지 60년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기있다.

하지만, 세상에 중립적인 글자체는 없으며 헬베티카의 객관성은 근거없는 믿음이다.

헬베티카가 보편적인 글자체로 간주되는 데에는 서유럽의 모더니즘 디자인, 다국적 기업의 브랜딩과 그 기업이 세계시장 장악이 미친 영향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색상과 대비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창백한 대리석과 청동 조각상은 미의 기준이었으나, 과학자들이 적외선, 엑스레이, 자외선 스캔을 통해 원래는 화사한 컬러로 칠해져있음을 증명해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얼마나 고정관념을 가지기 쉬운 존재인지 알아야한다.

-19세기 중반 이전에는 광물,동물,식물로 색소를 만들었다. 울트라마린,금색, 주홍은 부유층만이 쓸수있는 색이었다.

-빨간색은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정지 신호로 사용한다.



이미지와 사진

-원근법으로 평면에 입체감을 부여하는 것은 만국 공통의 현상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습득하는 문화적 기술이다.

-문화 도용이 비난받는 이유는 변방 문화의 요소들이 고유의 맥락 안에서 존중받거나 공표되지 않아서다.


상징과 아이콘

-장애인 아이콘인 휠체어 그림은 장애인 주차구역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실제 장애인 중 휠체어를 쓰는 이들은 1퍼센트가 채 안된다. 장애인은 생각보다 우리주변에 많다. 전 세계의 인구의 15.3퍼센트가 경,중증 장애에 해당한다. 휠체어 아이콘은 다양한 형태의 장애를 반영하지 않은 스테레오타입이라고 여러 기관의 비판을 받고 있다.


-핵폐기물의 방사능은 2만 4천년이 지나야 사라진다. 1990년 과학자들이 뉴멕시코 사막에 있는 핵폐기물 시설의 경고판을 디자인했다. 칼 세이건은 해골과 뼈로 표시하자고 했다. 하지만 해골의 의미는 수세기를 지나는 동안 상당히 달라진 전력이 있다. 예전에는 부활의 상징었고, 얼마뒤는 해적의 상징이었다. 처음에는 말로만 쓰자고 했는데 같은 이유로 폐기처분됐다 영어의 역사는 1200이 됐지만 당시 쓰던 영어를 요즘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결국 그림문자와, 여러나라 말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것이다.


인포그래픽

-2014년 11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침공하자 구글지도 위에는 가상의 전쟁이 벌여졌다. 구글측은 분쟁지역이라는 뜻으로 크리반도의 접경을 점선으로 표시했다.이후 러시아의 압력으로 러시아에서 구글검색 시 그곳이 러시아 영토로 표기된다.

지도가 세계를 객관적,과학적으로 묘사한다는 발상은 근거 없는 사회 통념이다. 지도 제작은 아주 오래된 일이지만 현대지도 제작법은 유럽 식민주의 시대에 만들어졌다. 바다를 항해하려면 지도는 필수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북쪽을 위로해서 지도를 그리는 관행은 1500년 이후 서유럽에 경제를 장악한 결과다. 지도상 방향에는 서열이 있을수 없 없고, 따지고 보면 지구에는 위아래가 없고 지리적으로 정중앙도 없다.



메르카토르 지도

-식민주의시대적이라는 '메르카토르'지도는 여전히 표준지도다.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가 너무 작게 그려졌고, 오스트레일라아가 지도상 그린란드보다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 그린란드 면적의 세배가 넘는다. 유럽은 실제보다 크게, 식민지 국가들은 실제보다 작게 그려진 이 지도는 16세기 세계관을 보여준다.


빈켈트리펠 지도

-가장 안전한 지도는 빈켈트리펠이다. 왜곡을 최소화 하려고 했다.




골 페터스 지도


-정치적으로 올바른 세계지도는 각 지역의 면적을 실제와 동일하게 투영하는 '골 페터스'지도다. 메르카토르 지도에 익숙해진 사람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지 모른다. 유일한 단점으로는 면적의 비율을 맞추느라 대륙의 형태가 왜곡됐다는 것.




다이맥시온 지도

-디자인이 훌률한 세계지도는 위아래, 좌우가 없는 '다이맥시온'지도다. 지도를 삼각형 스무개로 나눠서 공 모양의 20면체로 접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점은 방위에 오류가 있고 왜곡이 있다는 것. 모든 대륙은 서로 연결돼 있다는 탈민족주의 세계관을 반영한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투표가이드 라인

소문자를 쓴다. 왼쪽 정렬을 한다. 글자를 충분히 크게 쓴다. 익숙한 폰트를 쓴다. 분명하고 단순한 표현을 쓴다. 정확한 지침을 제공하는 일러스트를 쓴다. 정보 전달용 아이콘만 쓴다. 정당로고는 피한다.

색상과 대비는 목적에 맞게 활용한다. 레이아웃, 텍스트 크기로 정보의 위계를 정한다.


미래 예측

미래에는 외모보다 데이터가 우리의 삶을 좌우할 가능성이 더 크다. 사람들의 선입견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한 차별이 평등을 위해 극복해야할 디자인계의 새로운 과제다.




참고자료

Bureau d'études (bureaudetudes.org)

Tracking Colour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19 초기에 봤으면 좋았을 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