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듯함보다는

[브런치 독서챌린지를 끝내며]

by 눈큰


나는 독서와 관련된 소소한 도전을 좋아하나 보다.

예전에 밀리의서재에서 ‘독서 마라톤’ 이벤트를 열었을 때도 참가해서 완주하고 금메달까지 땄는데,

이번에 브런치에서 1월 2일부터 시작한 ‘독서클럽’ 챌린지도 참여해서 하루도 빠짐없이 잘 해냈다.

챌린지에 엄청난 선물이 걸려있는 건 아니었다. 선물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난 그저 ‘뿌듯함’을 선물로 받고 싶었을 뿐.

1월이니까, 새해니까, 소소하게 도전할 만한 일이 마침 필요하기도 했고.


사실

책을 안 읽는 날이 없는 나로서는 그다지 어려운 챌린지는 아니었다.

다만 독서를 할 때마다 굳이 브런치 앱을 열어서, 라이브독서 시작 버튼을 누른 다음 책을 읽고,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인증 사진을 찍고, 책 속 한 구절을 입력하는 짓을 날마다 하는 것이 좀 귀찮긴 했다.

어쨌거나 이 챌린지를 통해 900페이지가 넘는 소설 <듄>1권을 완독할 수 있었으니 (일부러 챌린지에서는 그 책만 읽음) 뿌듯하긴 했다.


하지만 챌린지가 끝난 지금은 솔직히 뿌듯함보다는 부끄러움이 더 크게 남는다.


왜냐면…

내가 매일 브런치에 그런 독서 기록으로 남길 때마다

내 브런치 팔로워들에게 알림이 보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난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거의 마지막 이틀을 남겨놓고서야 알게 되었다.

새 글 알림도 아니고

책 좀 읽었다고 그걸 매일 팔로워들에게 알림씩이나 보내다니…

팔로워들에게 부끄러운 것이다. 남사스러운 것이다.

브런치에서는 이벤트를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그런 장치를 심어두었겠지만

아, 왜 나는 그 토글 스위치를 보지 못했을까?

봤다면 진작에 꺼두었을 텐데…


아무튼

본의 아니게 나의 독서 알림을 날마다 받은 팔로워님들에겐 죄송하다.

올해는 그런 알림보다 ‘새 글 알림’을 보내는 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

그래서 부랴부랴 조그마한 사과문처럼 쓰는 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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