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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할머니 Jun 20. 2024

살롱 드 프로방스

2024. 06. 11. 화요일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빵집이 있다. 이 나라사람들에게는 밥집이라고 해야 하나?

아침 6시 반에 문을 연다. 밤 사이에 빵을 만들어 아침에 판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걸어가서 바게트를 사 오면 아직도 따뜻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쫄깃하다.

막 구운 바게트 사서 장바구니에 담아 걸어가는 게 로망이라고 누군가가 얘기했던가?

이 집이 바게트는 맛있는데, 크루아상은 바삭하지도 않고 너무 기름져서 축축 늘어진다. 30년 전 처음 파리에 와서 카페에서 먹은 크루아상은 환상적이었는데.


그동안 여독도 풀고 집에서 푹 쉬며 가까운 아웃렛도 다녀오고 슈퍼마켓도 이곳저곳 다녀보며 지냈다. 한 달 지낸다고 생각하니 나름 긴장이 좀 풀리는지 쌓인 피로가 몰려온다.


오늘은 살롱 드 프로방스에 나가 보기로 했다.

집에서 걸어서 10분 가면 빵집과 작은 슈퍼가 있고, 차로 5분 정도 가면 대형 슈퍼마켓이 세 개나 있다.

살롱 드 프로방스는 차로 10분도 안 걸린다.

기차역에 무료주차장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야외 주차장에 10대 정도 댈 수 있는데 자리가 없다. 더 들어갔더니 실내주차장 입구가 나왔다. 그럼 그렇지 무료일 리가 있나. 꽤 넓고 4층정도 되는 것 같은데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꽉 차 있다. 맨 위층에 겨우 자리를 찾아 주차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반대쪽 문으로 나온 것 같다. 한 바퀴 돌아서 역 가는 길을 찾으니  우리가 주차한 층에서 구름다리를 건너야 역이 나온다. 그걸 모르고 아래층으로 내려왔으니 뱅뱅 돌은 것.

 

역으로 온 이유는 마르세이유로 가는 기차 편이 있나 알아보기 위해서다. 마르세이유로 가기 위해 주차장을 검색해 보았는데 주차장마다 차가 털렸다는 후기가 줄줄이 나온다. 심지어는 자기 차가 털렸을 때 10대 이상의 유리창이 깨어졌다는 후기도 있다. 그게 오래된 것도 아니고 3달 전부터 최근까지 사례가 많다.  특히 외국번호판을 단 차가 많이 피해를 보았단다. 우리는 프랑스 번호판이긴 하지만 눈에 띄는 빨간 번호판이라서 타깃이 되기 쉽다. 또 차에서 내릴 때부터  관광객인가 보아 두고 목표로 삼는지도 모른다.

마르세이유는 예전부터 범죄도시로 유명하다고 한다. 몇 년 전에도 치안이 좋지 않다고 해서 가지 않았던 곳이다.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인데 싶어 이번에는 가 보려고 했던 건데, 차를 못쓰게 만드는 건 문제가 크다.

기차로 갈 수 있으면 기차로 다녀올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한편으로는 그렇게까지 해서 마르세이유를 가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역에 가보니 건물은 폐쇄되어 있고 조그맣게 train이라고 쓰고 화살표가 있길래 건물 옆으로 돌아가 보니 작은 매표기계가 1대 있고 그 옆이 바로 승강장이다. 역무원은 없는 것 같은데, 기차가 올 때는 나오는지 그건 모르겠다. 어쨌든 기계에서 표를 사서 갈 수 있겠다.


역에서 시내까지 무료셔틀버스가 있다고 하는데,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서 구경 겸 걸어갔다.

인포메이션센터에서 마르세유 가는 방법을 물어보니 기차를 타라고 한다. 사실 우린 차가 있는데 주차장의 안전 문제 때문에 망설여진다고 하니까 주차장을 두 군데 추천해 주면서 쇼핑몰 주차장은 괜찮다고 알려준다. 하지만 나중에 집에 와서 찾아보니 그 사람이 추천해 준 쇼핑몰 주차장에서도 차를 털렸다는 후기가 있다. 현지인들 차는 잘 안 당하니까 괜찮다고 하지만 관광객들 차는 당했다는 사람들이 많다.


살롱 드 프로방스는 전에는 알지도 못하는 곳이었는데 시내가 기대보다 예쁘다. 올드타운 성 앞에 있는 광장이 너무나 예뻐서 탄성이 절로 나온다. 프로방스 하면 떠오르는 딱 그 느낌이다.   

파란 하늘 - 햇살 - 여유로움 - 평화

 그 자체다.

행복하다.


관광안내소에서 기차역 주차장이 무료라고 얘기해 주었다. 그런데 왜 주차티켓이 있나 했는데, 걸어서 주차장에 들어갈 때는 티켓을 대어야 문이 열린다.


노스트라다무스 동상


바베큐되고 있는 핑크돼지 간판. 지금은 무대의상 만드는 집인데 간판은 그대로.
창문,사람 모두 그림, 벽의 돌도 그림으로 그린 것.



내 맘에 꼭 드는 사랑스런 광장.


광장에서 성으로 올라가는 계단. 너무 예쁘고 분위기 좋은데 사진으로는 전달이 안되어 안타깝다.


계단 올라가다 보이는 광장과 성당종탑.


문에서 아가씨가 나오는 듯. 이것도 벽에 그린 그림.


햇살 가득한 프로방스 거리.


시청


노스트라다무스의 집.


유명한 이끼분수. 16세기에 만들어 졌다고.



***** 살롱 드 프로방스 주차장위치

기차역 주차장인데 무료이고, 바로 앞에서 시내 가는 무료셔틀버스가 있다.

주차하고 2b 층으로 나가면 시내쪽으로 연결된 구름다리가 나온다. 주차티켓은 주차장으로 통하는 문을 열 때 필요하고, 출차할 때도 티켓을 넣어야 차단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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