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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할머니 Jul 24. 2024

무스띠에 생뜨 마리, 베르동

2024. 06. 22. 토요일

오늘 갈 곳도 조금 먼 곳이라 아침 일찍 출발했다.

무스띠에 생뜨 마리라고 최근 TV 프로에 나와서 유명해진 곳이다.

마을 올라가기 전에 도로에서 사람들이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기에 우리도 일단 차를 세웠다. 거기서 한참 위를 올려다봐야 보이는 view부터 '헉'하는 느낌이다. 그렇게 멀리에서도 마을 위 절벽 사이에 별이 보인다. 별에 관한 전설은 10여 가지나 된다고 하니 확실한 기원은 모르는 셈이다. 어쨌든 중세부터 있었는데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여러 번 새로 매달았다고 한다. 지금 달려있는 별은 1957년에 매단 거라고 하는데  그 크기는 1미터가 넘는다고 한다. 하긴 그렇게 크니 마을 밖 그 멀리에서도 보이지.

일찍 갔는데도 주차할 자리가 없어 맨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마을이 산 위에 있다 보니 주차장도 아래서부터 계단식으로 조성되어 있다. 맨 위에서도 자리를 찾지 못해서 진입로 끝에 세로로 대놓고 주차티켓을 뽑으려는데 잘 안된다. 여러 번 시도 끝에 번역기를 돌려보니 , 기계가 고장이니 다른 기계를 사용하라고 한다.

그때 마침 어떤 할아버지가 쇼핑한 봉지를 들고 지나가기에 나갈 거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얼른 우리 차를 빼서 그 차가 나간 자리에 세웠다. 주차티켓은 한 단 아래층 주차장의 기계에 가서 빼 왔다.

맨 위층에 댄 덕에 산 쪽으로 통하는 샛길이 있어 계단 중간으로 나갈 수 있다. 산 중턱에 보이는 노트르담 성당으로 오르는 길은 힘들다기보다 바닥이 미끄러워서 조심조심  가야 했다. 결국 한 번 사진 찍다가 돌에 미끄러져 팔꿈치를 돌벽에 긁어 피가 났다.

그래도 미끄러질 때 스마트폰을 안 놓쳐서 다행이다.

올라가는 중간중간 마을을 내려다보거나 탁 트인 들판을 볼 수 있어 힘들지 않게 올라갈 수 있다. 마지막 성당 앞에 다다르니 왜 꼭 석굴암이나 어느 절의 암자에 올라온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막상 성당 앞에서는 나무에 가려 성당건물도 잘 안 보이고 뷰도 그리 좋지 않다. 내려가는 길은 계단이 경사지고 돌이 닳아 미끄러워서 샌들을 신은 나는 꽤 미끄러워서 계속 난간을 잡고 내려와야 했다. 올라가지 않아도 크게 후회는 안될듯하니 신발이 편하지 않다면 올라가지 않는 게 좋겠다.


아래 마을에서 올려다볼 때 성당의 모습이 훨씬 더 잘 보이고 예쁘다.


산 위 마을인데 계곡도 있고 폭포도 있어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마을이다.

마을 안쪽 골목 끝에서 작은 광장을 발견했다. 광장이라기보다 동네 놀이터느낌의 공터에서 할머니는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고 그 옆에서 손자가 놀고 있는 광경이 너무나 평화롭고 환상적이다. 주변이 예쁘다며 계속 사진을 찍어댔지만 내 눈은 계속 그 할머니와 손자를 훔쳐보고 있었다.

베르동협곡으로 가는 길에 연 분홍색 꽃이 핀 밭이 있길래 라벤더밭인가 하여 내렸는데, 라벤더향은 아니지만 기분 좋은 향기가 난다. 꽃이랑 잎모양을 보아도 라벤더가 아니다.

어쨌든 예뻐서 사진을 찍고 차로 돌아왔더니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노부부가 우리 차 옆에 자전거를 세우고 서  있다가 우리가 다가가니 , 그건 라벤더가 아니고 샐비어라고 하는 건데 cooking에 쓰이는 거라고 알려준다. 우리가 라벤더인 줄 알까 봐 일부러 기다렸다가 알려 주었나 보다. 어디서 왔냐고 묻고 자기들은 홀랜드에서 왔다고 한다. 참 친절한 사람들이다. 유럽 사람들은 캠핑카에 자전거를 매달고 다니며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샐비어라는 꽃은 집에 와서 찾아보니 클라리 세이지라고도 하는데 오일을 짜서 화장품이나 약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베르동협곡 따라 올라갔지만 뷰포인트가 별로 없다. 아마 트래킹을 해야 좋은 경치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도로 내려와  Pont du Galetas 가 있는 Lake Sainte-Croix로 향했다.

호수에는 날씨 좋은 주말을 맞아 젊은이들이 배를 타고 노래 부르고 춤추며 흥겹게  즐기고 있다. 배에서 노래 부르고 춤추면 다리 위에서 보던 사람들이 손뼉 치며 환호해 준다. 자유롭게 즐기는 청춘이 아름답다.

다리에서 보는 협곡의 뷰가 아름답다  


***** 무스띠에 생뜨 마리 주차장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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