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매카트니와 폴 매카트니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힘

by 윤지영


린다 매카트니와 폴 매카트니에 대해 쓰고 싶은 이유는 순전히 대림미술관에서 개최한 <생애 가장 따듯한 날의 기록 :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때문이다. 귀한 휴가를 이 전시를 위해 사용했었다. 필름 카메라 안에 담긴, 린다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들. 따듯하고 인위적이지 않으며 어떤 거부감도, 위선도 느껴지지 않는 풍경들. 그리고 그녀의 프레임에 가장 많이 담긴 사람 폴 매카트니.


bar에서 우연하게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연인 관계를 시작하게 되고 당대 최고의 뮤지션과 포토그래퍼라는 두 사람의 사회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초록색과 살아있음이 가득한 정원에서 가정을 일궈간다. 필름. 자연. 음악. 낭만. 사랑. 가족. 따듯한 일련의 단어들이 이들이 사랑을 대변한다.


유방암으로 세상을 일찍 떠난 그녀. 이후로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 궤도를 달리고 있는 자녀들.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는 뮤지션-얼마 전 한국에서도 멋진 정장을 빼입고 공연한 적이 있다-이자 그녀의 남편 폴. 허나 린다와 사별하고 아주 어린 나이의 여성과 재혼하며 이혼하기를 반복하는 폴을 보면 린다와 폴의 이상적인 사랑은 순전히 린다의 힘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세계적인 밴드의 멤버인 폴 매카트니와 함께하는 길이 어찌 순탄하기만 했겠는가. 유명한 사람과 함께하는 모든 것은 드러나며 대중의 평가의 대상이 된다. 한마디로 피곤하고 골치 아픈 삶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로 하여금 이 사랑을 지킬 수 있게 작용한 힘은 무엇이었을까.


폴을 사랑하기 이전에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알고 있는 린다.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힘. 유명세와 화려함보다 있는 그대로 존재의 가치를 바로 볼 줄 아는 눈. 그래서 그녀가 삶을 살아가고 소통하는 방식으로 필름 카메라를 사용했을 것이다. 왜곡과 거짓이 없는 찰나를 담을 수 있는 카메라를.


우리는 점점 린다와 같은 힘을 잃어간다.

힘을 빼고 본질을 알아볼 것.

꾸미지 말고 덧칠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와 당신을 사랑할 것.

린다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자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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