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우주
여성 편력이 심한 남자 곁에 왜 항상 매력적인 여성이 있는 것일까.
왜냐하면 손아귀에 넣기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사람이야말로 우리의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육체적 한계를 그림으로 극복한 꽃 같은 예술가'로 기억되는 멕시코 여성 화가 프리다 칼로와 멕시코의 벽화운동의 선구자 디에고 리베라.
서로의 예술적 자질과 멕시코의 시대적 배경이 막 예술가를 길러낸 시점이었다는 점에서 프리다가 디에고를 사랑하게 된 것은 운명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다.
예술가로써 동경하는 롤모델이자, 21살의 나이차가 빚어낸 노련미, 게다가 디에고는 예쁘고 조그마한 그녀에게 얼마나 잘해주었겠는가.
그 모든 요소가 합쳐져 그녀는 낭만적 신화라는 정확한 공식에 입성했다.
설상가상 세 차례의 유산은 그녀로 하여금 대상 없이 존재하는 모성애를 디에고에게 쏟아내기 충분했을 터.
프리다에게 디에고의 존재는 남편이자, 롤모델이자, 아기, 우주이자 전부.
디에고도 한결같이 강렬한 그녀의 사랑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겠지.
그렇게 두 사람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우주가 부서지면 개인의 세계는 파멸하고 만다.
디에고라는 우주가 무너진 프리다의 인생은 불륜과 동성애로 얼룩진다.
그래도 끝까지 서로를 떠나지 못하는 두 사람.
‘예술’이라는 강력한 매개체가 그들의 연약하고 파괴적인 사랑을 미화시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녀의 고통이 담긴 그림들을 우리가 보러 가는 거겠지, 싶다.
일평생 그린 그림보다 디에고와의 관계가 불안할 때 더 많은 그림을 그렸다는 프리다 칼로.
아픈 사랑은 우리를 고통의 길로 인도하지만 꽃을 피우기도 한다.
그러니까, 인생이 좋은 것만 있지도, 나쁜 것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나에게 소박한 삶과 평범한 사랑, 위대한 인생과 위험한 사랑 둘 중에 한 인생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