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자신감의 반란>>

마침표는 없다

by 조금 다른 별
이 글은 투자실험에 대한 관찰기록이다


"0.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진료실에서 20년을 보냈다.


나는 가리켜 ‘꼰대 마인드’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살면서 배운 교훈 하나가 있다.

바로 ‘사는 것에는 마침표가 없다’는 것이다.


생명에는 죽음이 있고

권선징악을 고난의 끝으로 여기며

‘잘 죽는 법’을 공부하는 시대에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싶을 것이다.

하지만

한 생명의 죽음은 또 하나의 생명을 잉태하고

악의 결말에는 반드시 파장이 뒤따른다. �


우리네 삶 또한 한 고비를 넘기면

또 다른 고개가 기다리고 있기 마련이다.

이렇듯 세상의 많은 일은

마침표가 아닌 열린 결말을 향해 흘러간다.


지난 1년 동안 신생 암호화폐 프로젝트와 겪은 일이 정확히 그랬다.


나는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을 만큼

특별하게 능력이 출중한 사람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꽤 안정된 직장에서 성실하고 정직하게 일해왔고

지금은 아이들과의 ‘고기 파티’ 정도는 걱정하지 않을 정도의 경제적 여유도 갖추고 있다.


지금의 세상은,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소설처럼
임팩트 있는 인생을 흠모한다.

보란듯한 허풍은 칭찬받고,
조용한 성실은 초라해지는 시대다.


그래서일까?

자신을 돌아봤다.


내 일상은 시대에 뒤처질 이유가 전혀 없어 보였다.

아니, 충분히 앞설 만했다.

자아성찰 끝에 내린 결론은 무모하게도

나 또한 사람들이 환호하는 결과로 추앙받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지금껏 살아오며 마주한 숱한 고비들을 잘 넘겨온 나였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모든 것을 내 손으로 이뤄왔기에

성실함의 무게만큼

세상의 이치 역시 쉽게 읽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해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일보다

성공의 흐름을 타는 일이 더 쉬워 보였던

그 찰나의 계산을

나는 별 의심 없이 따랐다.


“나라면 못 할 것도 없겠다.”


그동안 내가 보여준 판단력이라면

새로운 파도 역시 거뜬히 올라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오만은 ‘자신감’이라는 이름의 가면을 쓰고

내 눈의 **맹점(盲點)**에 딱 달라붙어 있었다.


분명 존재했지만, 당시

작 내 삶을 잠식해 오는 치명적인 색깔,

'오만'은 보이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즈음 투자로 조기 은퇴를 하는

‘FIRE족’의 성공 사례

매일같이 뉴스의 새로운 본보기로 소개되었고

특히 암호화폐 분야는 성공을 위한 지름길로

찬사가 이어졌다.


그 중심에 “가장 혁신적이고 안전한 프로젝트"로 세간의 화제가 된 회사가 있었다.

그 별칭 하나가, 오래 쌓인 내 피로와 욕망을 정확히 찔렀다.


낯선 것에 겁이 많은 나는

몇 달간 검색하고 자료를 읽으며

전문가들의 의견까지 꼼꼼히 비교해 보았다.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최첨단의 기술 개발이라 확신했다.


지금까지 직장에서 성실함에 따른 보상이 따랐듯

공들여 공부하고 투자하면

당연히 정당한 결과가 올 것이라 믿었다.


“세계의 주요 블록체인을 하나로 잇겠다"

그들의 슬로건이자 백서의 첫 문장이었다.

백서가 실현된다면 블록체인의 또 다른 혁신이었다.

이 화려한 문장을 나를 지켜줄 단단한 성벽으로 확신했다.


단지 내가 할 일은

투자하고 기다리는 것뿐인 듯 보였다.

그리고기다림’은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기도 했다.


성공한 계층에 합류하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을까.

암호화폐 시장은

이성이 알아채기도 전에

마치 암흑물질처럼 나를 강력하게 잡아당겼다.

그렇게 나는 그 세계의 중력에 묶여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해 겨울, 나는

'암호화폐 프리세일 투자'라는

낯선 도전을 감행했다.



p.s; 당신이 만약 새로운 투자 기회를 만난다면, 자신감과 오만을 구별하라.

성실함이 곧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