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보고 싶은 날
밤이 내리는 지금, 더 보고프다
어젯밤 꿈에
모처럼 엄마가 나왔다
그런데 얼굴은 보이지않고 스쳐가기만 했다
커다란 강이 있어서
순간 사라져버린 엄마가
강에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어쩌나
앞뒤 잴 것 없이 강에 뛰어들었다
"엄마 엄마 엄마"
분명히 소리를 내는건데
입이 무거운 돌덩이같아
입밖으로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나는 수영을 할 줄 모르는데
겁 먹어 허우적대다
어찌어찌 강기슭으로 나왔다
엄마를 못찾아 어떡하나
막막하게 강만 쳐다보다
그만 울음을 터뜨렸을 때
잔뜩 물을 먹어 무거운 몸이 되어 꿈에서 깼다
그리고는
가슴이 너무 아파
다시 잠들 수가 없었다
'못된 할매.
내가 얼마나 보고싶어할지 뻔히 알 거면서
얼굴이나 봬주지
꿈에서조차 숨어버리냐.'
먹먹한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한바탕 화를 내고 나니
여전히 내 가슴에 살아있는
엄마가 보였다.
그래.
언제나 엄마가 내 가슴에 살아있어
누구 탓을 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구나
지금 나는 두 아이한테 탓을 제대로 들어주는 엄마인가 생각해보니
어머니. 나는 당신처럼
좋은 엄마가 되지 못했어요.
그리고 여전히 속상할 땐
당신 탓을 합니다.
아직도 내 가슴에 살아계시니
아마도 나는
당신과 아주 작별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