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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은 줄리어드 Oct 28. 2021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남편에게

특단 조치 강행, 효과 보다. 

집에 오면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남편에게 특단 조치를 하기 시작했다. 그와 문자, 카카오톡 소통을 거부한다. 그리고 단단히 일러두었다. 


"앞으로 나와는 대면 대화만 하자구! 자기는 스마트폰이 마누라지?" 


기계 속에서 말고, 얼굴을 보고 눈을 마주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집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했던 모양인지 어제 자러 들어갈 때 신랑이 이야기 좀 나누자고 했다. 침대에 나란히 누워 한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눈 듯 하다. 보통 때였더라면 스마트폰만 쳐다보다 또 자러 들어갔을 남편에게 나의 특단 조치가 효과가 좀 있었다. 


네 아이들이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사진 한 장도 보내지 않을 거고, 말 한 마디도 문자, 카카오톡으로는 안 할 거다. 


제발 어제처럼 나의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계속 나눠주길.  


죽으면 관 속에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스마트폰을 함께 넣어주겠다는 나의 말이 실제가 되지 않게 가상이 아닌 현실 속에 살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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