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실례일 수가 있다고요
"왜 이렇게 살이 빠지셨어요?"
최근 몇 년 동안 내가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얼굴 뒤로도 마른 얼굴이 잘 드러나보이나 보다. 실제로 몸무게가 줄거나 그런 건 아닌데 얼굴만 마른다. 볼살이 탱탱하면 예쁘련만 얼굴살이 마르니 주름살이 도드라지면서 더 나이들어 보이는 것 같다. 그러니 "왜 이렇게 마르셨어요?", "왜 이렇게 살이 빠지셨어요?" 라는 질문이 전혀 반갑지 않다. 나에겐 마른 얼굴이 스트레스라서 이 질문들이 "왜 이렇게 늙어보여요?"로 들린다. 멋쩍은 나는 "그러게요. 나이드니 얼굴만 살이 빠지나봐요."라고밖에 답을 할 수가 없다. 사실 "왜 이렇게"라는 말은 부정의 의미를 많이 담고 있다.
살이 다소 찐 사람에게 "왜 이렇게 살이 찌셨어요?"라고 쉬이 묻지 않는다. 누구든지 이건 실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왜 사람들은 "왜 이렇게 살이 빠지셨어요?"라는 질문도 실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할까?
때론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말이 상대방에게는 실례일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