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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영 Apr 22. 2016

아직 사월의 봄

[아직 사월의 봄, Spring of April, yet with ferry disaster] (Gouache on Paper / 525*385mm)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이와 함께 치욕속에 있는 이들도 있다.
세상이 그 어떤 역경을 줄지라도,
나는 이 둘 모두에게 충실할 것이다.      -까뮈



벚꽃이 만개한 사월.

서울숲에 나가면 마음이 급한 벚꽃과 매화가 이미 만개하여 꽃잎을 떨군다.
여전히 날이 차지만 나무마다 새싹이 움트고 가지고 세밀하게 하늘을 가르고 있다.
그 아래에 소풍나온 꼬꼬마들과 야외수업인지 즐거워보이는 중고생들이 명랑하다.
들판을 뛰기도하고 느닷없이 닭싸움 꼬리잡기 등 봄과 같은 에너지가 넘쳐난다.
숲으로 이사오니 밝은 기운을 받을 수 있어서 산책만 해도 충만할때가 있다.
하지만 그 아이들 너머로 아직 제대로 추모하지 못한 세월호가 있다.
여론이 무서웠던 정부는 1주기가 다가 오기전에 배상금 카드를 빼어들었고, 

세월호참사 이후 첫번째 4월이 들어서기 무섭게 뉴스를 뿌렸다.
유가족은 광화문에서 머리카락과 눈물을 툭툭 떨구었다.
봄을 반가워하는 마음이야 누구에겐 없으랴.

295명은 사망하였고 9명은 여전히 배와 함께 차가운 바다속에 있다.
한국사회는 여러 근대사에서 많은 잘못을 제대로 회고하지 못한체 지금에 와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비극이 인양되지도 않은채 도려내기를 바라는 힘이 작동하고 있다.
과거야 우리 이전이라 그랬구나 하겠지만, 지금은 책임이 있다.
어쩌다보니 유가족분들이 사회에서 약자가 되었다.
가장 위로받아야 하실 분들이 빠른 편가르기 속에 약자로 내몰렸다.

잊기도 할것이고 이따금씩 잊고 살고 있음에 뜨끔할 것이다.
벚꽃아래로 잊혀지고 배상금으로 도려내기에 아직은 이른.
마주해야할 이사회의 무능이며 깊은 슬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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