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 qu'on aime

우리가 좋아하는 것

by Berg

한창 집 꾸미기에 빠져 있을 때,
핀터레스트에서 본 예쁜 오브제를 하나 들였다.

그러다 또 다른 레퍼런스를 보고, 액자를, 꽃병을, 쟁반을.
무턱대고 마음에 든다고 사들인 것들이
못생긴 모자이크처럼 뒤섞여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


나는 진짜 무엇을 좋아했던 걸까?


‘취향을 아는 것이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취향이 확고한 사람과 나누는 대화는
언제나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나는 극한의 사회화를 위해 개성을 숨기며 살아왔고,
눈에 띄는 것도 싫었다.
더 나아가, 내 취향이 가까운 누군가에게 가스라이팅(?)이지 않을까 하는
소심함에 그저 그런 대로 맞춰가며 살아왔는데—
나는 사실, 호불호가 꽤 명확한 사람이더라.


내가 쭉 읽었던 책들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것,
좋아하는 영화 감독, 그 영화마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배우, 장르, 각본, 전부 다.
그룹을 묶어 정리해 보니,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또 왜 싫어하는지를 조금씩 알게 됐다.

내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들을 새삼 돌아보고,

대다수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 중
나는 즐겨 하지 않는 것도 적어 봤다.

글로 써 보기도 하고, 가끔은 혼자 인터뷰하듯 중얼거리기도 한다.
내가 인터뷰어이고, 동시에 인터뷰이가 되어서.


차곡차곡 정리하다 보니, 내 취향이 꽤 마음에 든다.
이렇게 나와 조금 더 친해진 것 같아서—
그것도 참, 좋다.





작가의 이전글불혹, 그러나 미혹(迷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