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선생님이 파업을 한다고요?

개학 한 달 만에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교사파업 첫날

by 보통의지영

한국에서 선생님은 교육공무원이지만 선생님이라는 그 이름 자체만으로의 무게가 다르다. 공무원이지만 교육자로서의 사명이 커서 선생님은 노동자로 인식되는 적이 없었지만 해외는 다르다.


이탈리아에서부터 나는 선생님들이 파업하는 것을 봤다. 이유는 선생님도 노동자이기에 적절한 처우 개선을 해달라는 이유였다. ‘선생님이 학생을 내팽개치고 자신의 경제적 처우나 워라밸 개선을 위해 파업을 한다고?’ 이 개념 자체가 나한테는 좀 충격적이었다.


그러다가 캐나다에 도착하고 나서 처음으로 교사들의 파업이 내 피부에 와닿기 시작했다.


알버타 주 51,000명의 교사들이 700,000명의 학생들의 교육손실을 예상하면서도 90%에 가까운 높은 지지율로 10월 6일 자로 파업을 결정했다. 파업이야기는 6월부터 나왔다고 한다. 인플레이션은 20프로인데 반해 교사들의 봉급인상은 8%에 지나지 않고 4년간 12% 인상해 주겠다는 알버타 주 계획은 적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교사들의 이런 요구가 교육자로서 적당할까 싶지만 딸에게서 듣는 현실은 어찌 보면 이 요구가 너무 터무니없진 않다. 우선, 교사 1명이 커버해야 하는 학생의 수가 30명이 넘는다. 오죽하면 새 학년 첫 등교를 첫날부터 너무 많은 학생을 커버하기 힘들다고 staggered entry라 해서 첫날은 성이 알파벳 순으로 a-h까지만 하고 나머지 알파벳 학생들은 그다음 날 등교하게 했다.


그것뿐이 아니라 생각보다 학급 내 학력차는 꽤 심했다. 자신의 이름을 스펠링 할 줄 모르는 아이들부터 스펠링에 문제없는 아이들이 한 반에 있었고 구구단을 못 외우는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뒤섞여있었다.


하지만 이건 보조교사나 학교의 수가 부족한 시스템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교사들의 임금인상요구가 처음엔 이해가 가기도 했지만 1달간 지켜본 결과 과연 교실에서 무언가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성장을 기대하는 건지 의심스러웠다. 선생님으로부터 오는 주간 Newsletter를 보면 부족한 부분이 많은 학생들의 보충학습을 돕는 숙제나 숙제를 돕는 건 고사하고 가정의 부모들에게 전적으로 맡겨버리는 톤과 매너였다.


양쪽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다가 결국 파업이야기가 기정 사실화되자 난리가 난 건 부모들이 아니라 다른 사교육 기관이었다.


아이가 다니는 댄스학원이나 음악학원에서는 파업대비 Daycamp 모집을 부리나케 이메일로 안내하기 시작했고 가격이 하루 30불에서 비싸게는 80불까지 안내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선착순이라는 말에, 나 역시 학사일정이 있어 결국 이 Daycamp에 아이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Alberta주 정부가 14일부터 12세 이하 아동을 둔 가정에 일 30불의 지원금을 주기로 했는데, 이건 선생님들이

파업기간 동안 봉급을 받지 않겠다고 했고 주 정부 역시 줄 생각이 없어서 나눠준다는 계획이지만, 타협의 의지보다는 서로 힘겨루기가 장기화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결국 이 피해는 고스란히 700,000명의 아이들과 그 가족들만 보게 된다. 파업 시작 전 마지막 등교 날이었던 3일, 아이들은 하교할 때 “See you next week” 대신 ”See you whenever someday”라며 어색하게 인사했다고 하고 담임선생님 역시 “Unfortunately I am not sure when the school starts again”이라며 머쓱해했다고 딸아이가 전했다.


오늘 오전 심지어 직장폐쇄까지 감행한 교사들의 고용주들의 결정까지 전해지니 언제 재등교가 가능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교육공백과 학사일정이 심히 걱정될 정도다. 10월 23일까지는 의회도 열리지 않아 양측이 협상테이블에 다시 앉을 확률이 적다고 하는데, 할로윈 전에 아이들이 웃으며 등교할 수 있길 바라보지만 쉬워 보이진 않다.

모쪼록 양측 모두가 원만한 합의에 이르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