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같은 마을 베르겐과 브뤼겐
베르겐 공항에 첫 발을 내딛던 그 설렘이 아직도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막연히 동경했던 북유럽 여행의 시작은 노르웨이 베르겐이었다.
장시간의 비행이 무색할 만큼 쌩쌩했던 그 날, 어떠한 위화감 하나 없이 잠시 쾌청한 공기를 한 것들이마시고 버스에 몸을 싣었다.
베르겐 공항에서 우리가 묵을 숙소가 있는 베르겐 중심지로 이동했다. 약 40~50분가량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자연과 건물들이 조화롭게 펼쳐진 모습들을 볼 수 있으며 입가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하수구 뚜껑마저 사진으로 찍어둘 정도로 베르겐의 모든 것을 담아오고 싶어 카메라가 꽤나 애썼다. 덕분에 사진을 볼 때면 그때의 한 순간순간 모두 기억이 난다.
전날 진탕 야근하고 빽빽한 아파트와 빌딩숲 사이에 있다가 24시간 뒤 내가 본 베르겐의 풍경들은 감동일 따름이었다.
처음 마주하는 낯선 곳임에도 불구하고 위화감 따위는 전혀 없었고, 다른 국가에서 여행할 때 보다 소매치기에 대한 걱정도 없이 온전히 여행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베르겐의 중심을 잡아주는 릴르 룽게가르즈반(Lille Lungegardsvann) 호수, 여유로운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더없이 노르웨이 사람들의 여유가 부러워진다.
생전 하지 않던 조깅이 하고 싶고, 산책하고 싶으며, 벤치에 앉아 책 읽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딱히 이것저것 검색해보지 않고 갔기에 Pingvien 이라는 가게에 들어가 허기진 배를 채웠다. 양고기와 으깬 생선요리 그리고 IPA 맥주 한 잔이 피로를 씻겨주었다.
양고기는 생각보다 냄새가 심해 남겼는데 다른 테이블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 조리가 잘못된 것이 아닌 원래 저런 식으로 먹는 듯했다. 살인적인 밥값에 노르웨이에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베르겐의 둘째 날은 더욱 분주했다. 아침 일찍 베르겐 수산물 시장을 구경하고, 주변을 산책했다. 다양한 수산물을 주문해 현장에서 먹을 수 있으며, 우리나라의 노량진 수산 시장과 비슷한 시스템이었다.
다만 역시나 높은 물가는 지갑을 굳게 닫히게 한다. 밖에 있는 어시장에서는 캐비어가 인기다. 튜브 형태로 된 캐비어를 줄지어 사간다.
풍부한 수산 자원을 자랑하는 노르웨이 중에서도 베르겐은 더없이 신선한 수산물을 맛보기에 좋은 곳이다.
과거 오랜 시간 보관하기 위해 저장 수산물 형태가 발달되어 있기에 연어장, 반건조된 생선 그리고 다양한 통조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어시장 맞은편에는 브뤼겐이 보인다. 뾰족한 지붕의 목조건물이 브뤼겐의 상징이다. 과거에는 생선 저장고로 사용했었으나, 현재는 대부분 1층에 기념품 샵이 관광객들의 발목을 붙잡는다.
기념품 샾에서는 목조건물의 목양이 새겨진 재킷, 티셔츠, 마그넷, 배찌 등 다양한 굿즈도 살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노르웨이의 우비가 굉장히 좋다고 하여 튼튼한 우비를 사 왔다. 다만 한국에서는 입을 일이 없어 고이 모셔두었는데 여행 갔을 때 꼭 입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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