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제주해녀, 여행은 아픈 나를 따스하게 품는다
덴마크 로컬, 프레드릭의 가족들 그중 오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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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2. 2022
여행은 마음을 녹이는 마법이다
여행기획 과정도 차근차근 써도 한두 꼭지 더 나와요. 얼떨결에 나온 나의 오랜 소망에 닐스가 불 붙이고 바로 실행했어요. 유럽으로 여행지 정하니 제일 먼저 자기 친구들 백 명에게 이메일 보냈어요.
자기 필라테스 선생님이라며 지정 트레이너처럼 이야기했을 듯해요. 닐스는 친구들에게 자기 필라 선생님이 운동시켜줄 테니 방 하나 내줄 수 있는 사람은 빨리 손 들어라고 했을 거예요. 그러고 남을 친구지요.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일정이 짧아졌는데... 의외로 손을 든 친구들이 너무 많았지요. 닐스는 그중 제일 괜찮은 코스를 짜 주었어요.
서프로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역시 국경을 떠난 베프가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여기다 그들 사이의 일을 쓸 순 없지만 베프가 아닐 수 없는 관계인 건 극명한 사실인 거다.
서프로는 이 사진을 다시 보냈다. 너무 부러웠다고 했다. 온통 살색. 한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 같은데 서로 관심이 없다. 멀리 강 건너에서 봐도 그들의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서프로가 덴마크에 간 이 시점(실시간)은 유럽에서도 덴마크에서도 날씨가 너무 좋은 상황이라고.
아무튼 서프로는 복 받은 모양이다.
난 서프로와 한 달 동안 싱크(sync: syncronizing)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시간이 헷갈려 아예 국제 시간을 세팅했다. 며칠 있으면 다른 나라로 넘어가겠지만...
새벽에 온라인이 됐던 서프로는 우리 시각 12시쯤 되어 온라인이 됐다. 다시 나의 랜선 여행이 시작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부지런한 서프로는 그렇게 힘든 여정에도 불구하고 덴마크 기준 새벽 4시에 눈을 뜨고 말았다. 다행히 내 업무가 바쁘지 않아서 채팅을 할 수 있긴 했는데 아무래도 신이 도운 것 같다. ㅎㅎ
서프로는 프레드릭 식구들이 깰까 싶어 조심스럽게 도둑처럼 조용히 집을 나섰다. 좀이 쑤신 거다. 한 순간이라도 덴마크를 더 느끼고 싶은 여행자의 갈망 같은 거다. 난 이미 숙소 뒤편 지리를 익힌... 천재적인 지리감 같은 거다. 아무튼 사진을 보낸 순간 뒤편의 묘한 주차장인 걸 알아봤다. 입구가 4개 정도 있는, 국내에선 상상할 수도 없는 신기한 주차장이다. 그 위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우리로 치면 새벽 6시. 역시 정돈되지 않은 덴마크의 민낯을 본 거다. 이놈의 킥보드는 어딜 가나 민폐인 거다.
난 오래전 신주쿠 중심지에서 엄청난 쓰레기와 담배꽁초 더미를 본 적이 있다. 포장된 모습만 본 일반인들의 기억과는 전혀 다른 일본의 민낯을 난 생생하게 기억한다. 아무튼 세상은 디테일하게 본 사람의 눈에 보인 게 맞다. 포장된 건 가짜다.
이건 서프로가 프레드릭 부부(연인)에게 물어보고 안 사실인데 아나바다 센터란다. 한국 같으면 이런 시설이 어떻게 운영될까 싶다. 참 상상이 가지 않는다. 서프로는 무료로 준다 하면 개떼처럼 달려들어 가져 가 판매하는 웃기지도 않는 거지근성을 가진 인간도 봤다는데(이건 내 표현이다)... 그런데 그런 인간들은 시간도 안 지킨다. 황당한 인간들이다.
최저시급 1만 원이라 보고 내가 나눔의 글 올리고 기다리고 지각하고 기분 상하는 데 따른 스트레스를 그들이 알까?
이게 한국에 있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분리수거함들. 음~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난 쫌...
스파크?가 보였단다. 포텐샤를 연상케 하는 올드카 벤츠도 보이고... 아무튼 새벽부터 동네 마실 제대로 다닌 듯하다. 여행이란 모름지기... 로컬의 삶을 경험해야 제대로 보는 거다.
젠장, 난 말레이 현지 친구들이 데려간 식당에서 손가락으로 먹는 건 차마 못 하겠더라. 손에 뭐 묻히는 걸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고통스러운 문화다.
프레드릭의 아들 오또, 늦게 결혼해 늦게 낳은 아이인데 옆에 있는 친구는 여자 친구이란다. 우리와는 정말 동떨어진 문화인데 그들에겐 너무 자연스러운...
프레드릭은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유치원에 데려다준다. 여친은 스위스 사람이다. 이름은 나중에...ㅎ
코펜하겐은 자유롭고 여유로운 도시다.
프레드릭은 영상 관련하여 꽤 유명한 사람이다. 영어로 페이머스~
한국시간 9시가 넘었다. 난 내일 거제도로 라이딩 갈 예정으로 일찍 자야 해서 대충 넘어간다. ㅎㅎ
나중에 보충해도 되기 때문이다.
이 글은 나중에 서프로가 유럽 여행을 마치고 나의 글을 참고로 좋은 글을 엮어 책을 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도움 아닌 도움을 주는... 아무튼 그런 거다.
그런데 이렇게 쓰면 전혀 도움이 안 될 건데. ㅋㅋ
https://naver.me/FaZmtMmo
황당한 일이 생겼다.
여기서 문화의 차이를 느꼈다. 프레드릭은 서프로에게 자기가 오래전부터 좋아하던 한국 음악이 있다면서 이 음악을 틀어 주었단다. 난 네이버의 이 앱을 알려줬는데 성질 급한 난 노래를 보내 주었다.
<햇님:해님>
하얀 물결 우에
빨갛게 비추는
햇님의 나라로
우리 가고 있네
둥글게 솟는 해
웃으며 솟는 해
높은 산 위에서
나를 손짓하네
따뜻한 햇님 곁에서
우리는 살고 있구나
고요한 이곳에
날으는 새들이
나를 위하여
노래 불러주네
얼마나 좋은 곳이나
태양빛 찬란 하구나
얼굴을 들어요
하늘을 보아요
무지게 타고
햇님을 만나러
나와 함께 맞으러 가자
영원한 이곳에
그대와 손잡고
햇님을 보면서
다정히 살리라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얼굴을 들어요
하늘을 보아요
무지개 타고
햇님을 만나러
나와 함께 맞으러 가자
영원한 이곳에
그대와 손잡고
햇님을 보면서
다정히 살리라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멜로디 한번 들어본 적 없는 신중현과 김정미의 1973년 명반을 멀리 이국땅 덴마크 코펜하겐의 영상예술가의 집에서 듣게 되다니...
랜선 여행 중이던 루파고도 놀랐다.
예술가라서라기 보단 이타 문화를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고 필요한 만큼 녹여 흡수하는 그들의 자세가 넘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프로와 나는 급히 영어, 벨기에어, 스위스어로 번역해 보내줬다.
감동이다.
그리고 서프로를 내게 소개해 주신 남원의 귀한 분들께서 염장을 지르는 사진을 보내왔다.
이번 추석에 가면 유럽에서 돌아온 해녀 서프로와 함께 소라 잡으러 가련다. 그들도 서프로의 유럽 여행기를 열심히 보고 계신다며...
아무튼 난 이제 잘 건데...
서프로는 활동 시간이 왔다. 내가 자는 동안 열심히 싸돌아 다니겠지.
아무튼 체력은 왕이십니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