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엔 베트남 쌀국수를 끓였다
쌀국수를 너무 좋아하는 나!
일주일 전부터 베트남 쌀국수를 만들기 위해 재료를 공수하기 시작했다.
쌀국수 면, 피시소스, 샤브샤브용 소고기, 숙주, 고수 등 하나둘 사무실에 도착했고 드디어 오늘 대망의 인생 첫 베트남 쌀국수 요리가 시작됐다.
처음 만들어보는 요리라서 인터넷으로 관련 블로그를 몇 개 찾아봤지만 생각했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
역시 국수 요리들은 대개 조리법이 비슷하다.
가장 중요한 건 육수 아닌가 말이다.
일단 면을 30분 정도 물에 불렸다. 일반 국수 요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이 부분 아닌가 싶다. 쌀로 만든 면은 스파게티처럼 잘 익지 않는다. 11시 30분이 넘었고 나는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예상은 했었지만 물에 불리고도 한참 끓여야 한다. 그런데 이게 처음 해보는 요리라서 양을 가늠하기 힘들었다. 원래 계획은 5인분이었는데 양은 10인분 가까이 되는 것 같다. 성인 남자 5명이 먹기에도 벅찬 어마어마한 양인 거다.
양파절임을 만들었다. 과정은 생략이다. 원래 이 글을 쓸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난 설탕 대신 원당을 사용했고, 흑초와 매실청을 베이스로 해서 라임까지 넣었다. 제주도에서 키운 겁나 매운 청양고추 두 개를 썰어 넣었고 두 시간 정도 절였다. 아주 매콤 새콤 달달한 녀석이 만들어졌다.
고수는 이파리만 잘라 준비했고 숙주는 독성을 빼기 위해 살짝 데쳐 두었다.
육수 끓이는 데 신경 쓸 시간이 없어서 물에다 CJ사골곰탕 500ml 두 봉을 털어 넣었다. 육수를 많이 만들 생각이었기에 솥을 거의 가득 채울 수준이었다.
쿠팡에다 주문한 샤브샤브용 소고기를 몽땅 털어 넣고 끓이기 시작했다. 소기름과 불순물이 뜨기 시작했다. 아깝다 생각 말고 떠낼 수 있으면 최대한 다 떠낸다. 최대한 담백한 맛을~
고기 양은 엄청나다. 5명이 먹어도 부족함이 없다.
이건 정말 대안이 없는 소스인 것 같다. 처음 해보는 요리라서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해서 완전히 감으로 간을 맞추기 시작했다. 어쩌면 우리나라 멸치액젓 같은 액젓 비슷한 부류의 소스 같긴 한데 뒤에 적힌 첨가물을 보니 거의 MSG 수준 같다. 원래 이런 건 가급적 안 쓰려는 편이라 다음에는 액젓으로 만들어 볼 생각이다. 그렇게 하면 베트남 쌀국수가 아닌 게 되는 건가?
쌀국수에 고수, 절인 양파, 다진 청양고추를 올렸다. 비주얼은 딱히 나쁘지 않네.
핵심적인 칠리소스가 없는 걸 늦게 알게 되어 동네 마트에서 긴급 공수했다. 약간 뻘건 국물이 되어야 안심이 되는 건 뭘까?
역시 이 맛인가? 요즘 들어 맛있냐고 물어보면 알아서들 최고의 맛이라며 칭송하는 몇몇 불순분자들 때문에 내 요리가 객관적으로 맛이 있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
어쨌든 내 입에 맞는 음식이니 다른 사람에게도 맛이 있긴 하겠지만 말이다.
완전 해장 국수인데... 다음에 또 해서 먹을 생각이다.
다 비웠다. ㅋㅋ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