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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Oct 12. 2022

이곳은 회사인가, 식당인가? 열다섯 번째 이야기

오늘 점심엔 베트남 쌀국수를 끓였다

쌀국수를 너무 좋아하는 나!

일주일 전부터 베트남 쌀국수를 만들기 위해 재료를 공수하기 시작했다.

쌀국수 면, 피시소스, 샤브샤브용 소고기, 숙주, 고수 등 하나둘 사무실에 도착했고 드디어 오늘 대망의 인생 첫 베트남 쌀국수 요리가 시작됐다.

처음 만들어보는 요리라서 인터넷으로 관련 블로그를 몇 개 찾아봤지만 생각했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

역시 국수 요리들은 대개 조리법이 비슷하다.

가장 중요한 건 육수 아닌가 말이다.



일단 면을 30분 정도 물에 불렸다. 일반 국수 요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이 부분 아닌가 싶다. 쌀로 만든 면은 스파게티처럼 잘 익지 않는다. 11시 30분이 넘었고 나는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예상은 했었지만 물에 불리고도 한참 끓여야 한다. 그런데 이게 처음 해보는 요리라서 양을 가늠하기 힘들었다. 원래 계획은 5인분이었는데 양은 10인분 가까이 되는 것 같다. 성인 남자 5명이 먹기에도 벅찬 어마어마한 양인 거다.



양파절임을 만들었다. 과정은 생략이다. 원래 이 글을 쓸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난 설탕 대신 원당을 사용했고, 흑초와 매실청을 베이스로 해서 라임까지 넣었다. 제주도에서 키운 겁나 매운 청양고추 두 개를 썰어 넣었고 두 시간 정도 절였다. 아주 매콤 새콤 달달한 녀석이 만들어졌다.



고수는 이파리만 잘라 준비했고 숙주는 독성을 빼기 위해 살짝 데쳐 두었다.



육수 끓이는 데 신경 쓸 시간이 없어서 물에다 CJ사골곰탕 500ml 두 봉을 털어 넣었다. 육수를 많이 만들 생각이었기에 솥을 거의 가득 채울 수준이었다.



쿠팡에다 주문한 샤브샤브용 소고기를 몽땅 털어 넣고 끓이기 시작했다. 소기름과 불순물이 뜨기 시작했다. 아깝다 생각 말고 떠낼 수 있으면 최대한 다 떠낸다. 최대한 담백한 맛을~



고기 양은 엄청나다. 5명이 먹어도 부족함이 없다.



이건 정말 대안이 없는 소스인 것 같다. 처음 해보는 요리라서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해서 완전히 감으로 간을 맞추기 시작했다. 어쩌면 우리나라 멸치액젓 같은 액젓 비슷한 부류의 소스 같긴 한데 뒤에 적힌 첨가물을 보니 거의 MSG 수준 같다. 원래 이런 건 가급적 안 쓰려는 편이라 다음에는 액젓으로 만들어 볼 생각이다. 그렇게 하면 베트남 쌀국수가 아닌 게 되는 건가?



쌀국수에 고수, 절인 양파, 다진 청양고추를 올렸다. 비주얼은 딱히 나쁘지 않네.



핵심적인 칠리소스가 없는 걸 늦게 알게 되어 동네 마트에서 긴급 공수했다. 약간 뻘건 국물이 되어야 안심이 되는 건 뭘까?



역시 이 맛인가? 요즘 들어 맛있냐고 물어보면 알아서들 최고의 맛이라며 칭송하는 몇몇 불순분자들 때문에 내 요리가 객관적으로 맛이 있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

어쨌든 내 입에 맞는 음식이니 다른 사람에게도 맛이 있긴 하겠지만 말이다.

완전 해장 국수인데... 다음에 또 해서 먹을 생각이다.



다 비웠다. ㅋㅋ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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