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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의존증, 애주, 절주, 금주, 단주

주변의 관심이 좌우한다

by 루파고

알코올 의존증 알코올 중독은 같은 걸까? 며칠 후면 출판될 미스터리 소설 <차도살인>에서 나는 이 시대의 중독에 대해 살짝 비틀어 봤다. 제목은 차도살인이지만 촌철살인에 무감각한 현대인들을 꼬집은 소설이다.

나는 한때 사업이 어려워지며 잠시였지만 술에 의존했던 적이 있었다. 물론 애주가였던 나였기에 알코올에 의존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지나고 보면 술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몰두했어야 한다고 후회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작년에 금주가 아닌 절주를 시작했다. 내가 알코올 중독자가 아니라는 걸 확인하게 된 계기였다. 시작하겠다고 작정한 당일 절주를 시작했고 딱히 필요한 자리가 아니라면 아예 입에 술도 대지 않을 수 있었다. 물론 주변의 유혹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함께 술을 마시던 사람들이 온갖 유혹의 손길을 뻗쳐온다. 특히 소주를 부르는 안주나 내가 최애 하는 요리를 먹게 될 땐 의례히 소주잔을 부딪히는 게 정상이었건만 나는 꿋꿋이 이겨냈다.

지금의 난 술자리에서도 아예 술을 안 마시는 편이다. 주말에나 가끔씩 한잔 하는 편으로 변한 거다. 물론 가끔 마셔도 주량은 변함이 없다.

이렇게 나를 컨트롤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나는 금주, 단주 같은 생각은 접었다. 즐거운 자리에서 술 한두 잔 정도 마실 줄 아는 것도 풍요로운 삶의 일부인 것이다.

난 앞으로 지금처럼 절주가 가능한 애주가로 살기로 했다.


술에 기대어 살았던 땐 암흑 같은 곳을 항해하고 있을 때였다. 손을 뻗어도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술이 해결해주는 것이 없음을 알면서도 난 술을 도피처로 삼는 미련한 짓을 했던 거다.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앞으로 나를 가로막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나는 술에 의존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주변에 삶이 힘들다며 술에 의존하는 사람이 있거들랑 관심과 사랑으로 보듬어주면 좋겠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사실 알코올이 아니라 당신의 따스한 마음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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