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우 Feb 08. 2024

딸이 네 번 울었다

과연 엄마가 보고 싶어서였을까

재하가 어제 오후에 3번 울었다. 발레 하러 갈 때 손 닦기 싫다고, 해바라기씨 초콜릿 하나 땅에 떨어졌다고, 게임하다 실수로 홈버튼 눌렀다고. 처음이야 '그렇구나, 슬펐구나 ' 했는데 계속 눈물을 흘리니 '속상하면 그래도 되는데 그렇다고 해결되는 건 없어'라는 'T'같은 소리가 나왔다.


사실 이유는 알 것 같았다. 엄마가 보고 싶어 그랬을 것이다. 엄마랑 떨어져서 씩씩하게 잘 지냈지만 세는 나이 여섯 살이 용감해 봤자였다.


무엇으로 위로를 해줄까 하다가 엄마의 맛을 보여주기로 했다. 스팸과 굴소스로 볶음밥을 만들어 주었다.

"아빠, 이거 너무 맛있다. 계속 먹고 싶어".

엄마가 시켜주던 배달 음식과 꽤나 비슷했나 보다.


MSG에 진심을 담아 위로를 건넨 게 효과적이었는지 재하는 기운을 되찾았다. 아빠랑 도둑 잡기도 하고 뮤지컬놀이도 하면서 저녁을 즐겁게 보냈다. 둘 다 씻고 잠자리에 누워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또 우는 것이었다.

"티니핑 랜드에 가고 싶어".

설탕물이라도 먹여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갖고 싶은 게 있다고 했다.

"뭔데 딸아?"

"말랑핑"

... 아 새 시즌이 시작했었지.

매거진의 이전글 동이 트기 전에 나는 떠날 거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