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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상영 Jul 01. 2024

(일화)취미인 중국어를 특기로 만들었습니다

고졸자로 공장에 들어가 취미로 중국어를 시작했습니다
취미는 특기가 되어… 중국에서 IT 비즈니스와 꽌씨를 만들 수 있었어요


이 번에는
자기 스스로 한계를 긋지 않아도 된다고
그리고 작은 도전과 작은 성공이
큰 성공을 만드는데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경험을 나누어보고 싶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어느 나라이건
사람간에 진심은 통한다는 것도 함께 공유하고 싶어요


--
이 번 이야기는 이런 스토리입니다
 1. 공장에서 중국인 근로자들과 만나다
 2. 매일 아침 한 문장만 외우고 써먹기
 3. 2개월 지나 가벼운 소통
 4. 3개월 지나 야근비 정산 통역
 5. 4개월 지나 중국인 모임에 참여
 6. 더 많은 중국인 친구들과의 교류
 7. 회사가 원하지도 않는 중국어 제안서 제출
 8. 2년 후 갑자기 중국 주재원 발령
 9. 중국에서 진짜 중국 생활하기

여러 해
저는 하루에 한 문장을 익히고, 써먹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한 문장씩 모이다 보니
규칙을 발견하고 문장과 단어를 쪼개어서 대화를 할 수 있었어요


고등학교 졸업 후
식당일을 시작으로 5년간 매장을 운영했습니다
장사가 잘 될 때는 몰랐는데
막상 장사가 잘 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니…
제가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배워야겠다고…
다시는 이런 위기에서 무력해지고 싶지 않아
26살 늦은 나이에 학교를 가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대학 입학전
잠시나마 학비를 충당하려고 공장에 들어갔는데
계획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결정이 제 인생을 바꾸는 큰 선택 중 하나가 되었어요


--
1. 공장에서 중국인 근로자와 대화를 하고 싶어 독학을 시작했습니다
 - 나의 무기가 필요한 막연한 기대
 - 외국어로 대화한다는 로망
 - 한국에 대한 좋은 인식 

2. 매일 출근 전 딱 한 문장만 외워가서 써먹기로 결심하였습니다
 - 학원을 다니지는 않았습니다
 - EBS 생활중국어 회화를 보며 무작정 발음을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 한 문장은 기억해서 중국인들에게 말을 건냈지만 대답까지 듣긴 무리였어요
 - 저를 배려해 천천히 말해주었지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거든요

3. 2개월 지나… 이제 간단한 소통을 할 수 있었습니다
 - 중국인들도 제 수준을 파악했는지 쉬운 단어로 간단한 소통이 가능졌습니다
 -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구요
 - 그래서 기초중국어 책을 사서 공장에서도 보기 시작했습니다
 - 3분간 기계가 돌아가는 동안, 자동차 부품 손질하고 나면 1분이 남았습니다
 - 그 1분 동안 기름이 흥건한 장갑으로 책장을 넘기며 또 한 문장을 외웠어요
 - 중국 친구에게 가서 또 중국어로 말을 걸어보고
 - 못 알아 들으면 써달라고 하고 다음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4. 3개월 지나…
 - 한 날 중국친구가 갑자기 먼저 와서 말을 걸었습니다
 - 월급을 받았는데 야근비를 덜 받았다며
 - 사장님에게 이야기해서 돈을 받아 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 사장님께 통역을 해드리니 쓸데없는 짓을 왜 하냐고 했지만 한 편으로는 기특해 하시더라구요
 - 저도 뭔가 뿌듯함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5. 4개월 지나
 - 중국어를 너무 열심히 하는 모습이 안스러웠을까요?
 “쌍영!, 너 중국어 더 공부하고 싶어?”
 “응”
 “중국인 많은 곳 있어! 같이 가!”

6. 그 후 더 많은 중국인이 또 다른 중국 친구를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 대학생 또래의 중국인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 저도 학교를 다니다 보니 공통점이 생겨 자연스레 친해졌던 것 같아요
 - 그러면서 한국어 과제와 레포트를 쓰는데 도움을 많이 주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7. 어느 덧 회사에 들어가 특기랍시고
 - 회사가 원하지도 않는 중국어 제안서를 제출하였습니다
 - 한 번에 탁!하고 제출하지는 못 했어요
 - 저는 그저 한국식 중국어에 회화용 어휘만 가능했거든요
 -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회사용 제안서를 중국어로 초벌 번역을 했습니다
 - 그리고는 대학생 친구들에게 처음으로 도움을 부탁했어요
 - 어설픈 제안서를 진짜 중국어, 서면어로 교정해 달라고
 - 그 동안 도움을 준 것이 컸을까요? 중국 친구들은 흔쾌히 도와주었어요
 - 아쉽게도 회사는 당시 중국 진출 준비가 안 되어 있어 제출만하고 끝났습니다

8. 하지만 2년 후 갑자기 중국 주재원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 갑자기 서울 본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안상영 대리? 너가 예전에 중국어로 제안서 제출한 사람인가?"
 “아~네!”
 “자네 중국에 가서 일해보지 않겠나?”
 “네 해보고 싶습니다”
 “그러면 서울 올라오고 언제 중국에 넘어갈 테니까 정리해!”
 
9. 중국에서 법인 업무를 책임지다 보니 중국인 삶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 미숙함은 많았지만 중간에 에이전시를 통하지 않고 직접 중국인 컨설턴트와 회계사와 같이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 당장에 회계부터 경영과 관련된 모든 새로운 단어들이 어려웠지만 독학으로 쌓은 내공 덕분에 빠르게 새로운 언어를 익힐 수 있었습니다

 - 그러면서 중국인 회계사에게 또 제안을 받았어요
 “너 정말 중국에서 열심히 일 하는구나! 우리 모임에 오지 않을래?
 “너무 좋아. 중국인 친구들 많이 만나고 싶어~”
 - 당시에는 모르고 편하게 갔지만
 알고 보니 공안, 변호사, 사업가, 건축가, 공무원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 꽌시를 이루고 있는 중산층 모임이었어요


--
사실 당시에 저의 중국어는 유창하지는 않았습니다
문법이란 건 더더욱 몰랐구요

다시 옛 생각이 납니다
중국어를 잘 해서가 아니라
중국 친구들에 대한 마음이 중요했다는 것을
그만큼 그들에게서 받은 값진 선물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이 당시
저 스스로 부족함을 발견했을 때
낙담하지 않고 한 발짝 나아가 나만의 무기를 만들며
시작한 작은 대화의 성공이
비즈니스 특기로 발휘되어 얻게 된 결과인 것 같아요


지금도 부족한 저를 자주 발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또 한 발작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니까요


--
나 스스로
나의 한계를 정하지는 않기를 바래봅니다

그리고
남은 한 해
나에게 또 작은 성공을 선물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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