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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초코숲 Nov 12. 2022

블로그가 아닌 브런치를 쓰는 이유

나는 지금 글을 왜 쓰는가?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은지  달이 넘었다. 굳이 블로그용 콘텐츠를 만들 필요 없이, 브런치 글을 복사하면 끝나는 문제지만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브런치에 합격하고 나서 ‘토사구팽당해버린 블로그에게 약간의 미안함을 느끼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다. , 귀찮은게 가장  문제. J 아닌 P형이라는 확신이 생기는 습성  하나다.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정말 손 하나 꿈쩍하기 싫다. 그렇지만 굳이 변명 하나 하자면, ‘지금 브런치에 올리는 글들이 과연 블로그에 적합한 글인가?’라는 고민이 있다.


재미있게도 브런치 작가가 되기  '브런치가 아니라 블로그를 쓰는 이유' 적어보았다. 사실 떨어질까  무서워서 생긴 방어기제지만, 글을 쓸 때는 아직 브런치 합격 목걸이를 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블로그보다조금은 무겁고 둡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이제 브런치에서 나름 왕성하게 글을 쓰는 지금, 역으로 '블로그가 아니라 브런치를 쓰는 이유' 한 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나의  쓰는 에서 가장  변화는, 초등학교 시절 일기를 쓰는 방식을 꾼 것이다. 그날은, 도저히 일기를 쓰기가 힘들 정도로 평범한 하루였다. 숙제니까 어떻게든 글씨를 채워 넣어야 했다. 고민을 하던 중에 눈에 띈 것은, 학교에서 받아보던 어린이 신문이 떠올랐다.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관심 있는 기사를 찾아서 요약하고, 그것에 대한 생각을 짤막하게 적으니 금세 일기장이 가득 찼다. 칸을 채우기 편해서 한 일이었는데, 외려 선생님께서 보시더니 정말 '극찬' 해주셨다. 그 순간부터 나의 글쓰기는 철저히 바깥을 향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이때부터 자연스럽게 NIE 셀프로 실천한 것이다.


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운 글쓰기 방식은 그동안 삶에서  도움이 되었다. 거의 모든 국어 문제들이 결국 텍스트의 중심 내용과 주장과 근거를 정리하는 것이라, 어렵지 않게   있었다. 대입 논술, 그리고 대학에서 쓰게  리포트와 서술형 시험문제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정확한 정답을 찍어 맞춰야 하는 객관식보다 더 좋은 점수가 나오곤 했다. 대신 잃은 것은 나를 돌아보는 수단으로써의 글쓰기다. 더 이상 일기를 일기처럼 쓰지 않으니, 나의 마음을 글쓰기로 살펴보지 않게 되었다.


이 시점에서 블로그와 브런치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블로그가 좀 더 글의 방향이 남들을 향해있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뭐래도 블로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키워드’ 일 것이다. 검색에  걸리는 키워드를 찾고, 남들이 좋아할 만한 글감을 찾아 글을 쓰게 된다. 특히나 요즘은 ‘소득의 파이프라인, N 잡러 블로그가 각광받고 다. 애써 외면해도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키워드를 검색창에 올려보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물론, 브런치에 쓰더라도 ‘타인에게 보이는글이라는  다르지 않다. 어떤 소재에 사람들이 반응할지, 브런치나 카카오 메인에 걸릴지를 고민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거짓이다. 그래도 느낌상 상대적으로는 키워드에 대한, 소재에 대한 강박이 조금은  한 편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올렸던 글 중에서 두 개의 조회수가  튀어 올랐다. 전혀 소재가 팔릴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던 글이다. 오히려 살짝 기대하거나 노리고 쓴 글은 선택을 받지 못했는데 말이다. 아직 표본은 적지만, 그래도 브런치는 조금은 독자보다는 작가의 입장에서 고민하는 부분이 많다고 느낀 대목이다. 굳이 비율을 말하자면, 블로그에서 독자 비중이 51% 작가 비중이 49% 정도 된다고 했을 , 브런치에서는 독자 비중이 49% 작가 비중이 51% 정도가 되는  같다. 2% 차이일 뿐이지만,  조그만 차이가 글을 쓰는 관점과 글을 대하는 태도를 상당히 바뀌게 만든다. 마치 2% 지분 회사의 경영권 결정하는 캐스팅 보트가 되는 것처럼.



여기까지 쓰고 보니, 문제에 대한 답변이 조금 이상하다. 글을 쓰는 이유 대한 답으로 ‘블로그가 아닌 브런치에 글을 씁니다라고 답한 셈이다. 논리적으로는 옳지 않은 문장이다. 그러나 내가 글을  써내려 왔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답변이라고 생각한다.  이상 - 남의 눈치를 보고, 남을 위해서만 글을 쓰고 싶지 않다.  ‘나를 위해 글을 씁니다’. 이 글에 대한 한 줄 요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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