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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Jan 04. 2021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을 소개합니다.

개발자의 경험을 100% 반영한 찐 기록입니다.

[카QA센터-40] 전체 자동차를  개발하는 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시간 동안 자동차 회사에 있으면서 저는 주로 자동차에 들어가는 엔진 개발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중국에 2년간 나가면서 전체 차량 개발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엔진에 있을 때는 엔진이 자동차에서 제일 중요한 부품이란 자부심이 강했었는데 차의 관점에서 보면 엔진도 차에 들어가는 부품 중 하나였습니다. 그렇게 바닥부터 배운 전체 자동차 만드는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전기차를 포함하여 양산 차량을 개발하는 과정은 크게 다섯 가지 마일스톤으로 관리됩니다. 제일 먼저 어떤 차를 어떤 기술로 얼마를 가지고 언제까지 만들 건지를 정하는 Concept Freeze 마일스톤을 통해 프로젝트를 갈지 말지를 결정합니다.


그리고 관련된 기술과 새로운 파트들을 부품 업체까지 확인해서 QCDP – Quality(품질) / Cost (비용) / Development (개발) / Production (생산)에 대한 계획을 Contract 마일스톤을 통해 확정합니다.


각 부품 업체가 부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금형에 대한 투자를 하기 전에 기본적인 설계 사양을 검증하는 TGA_ Tooling Go ahead 마일스톤을 거치고 나면 투자가 승인되고, 파트가 만들어지고 그런 부품들을 모아서 공장에서 차를 만들고 그 차로 검증 시험과 인증 시험을 진행합니다. 그렇게 모든 검증이 마무리되면 최종 양산 승인을 받아 차를 시장에 출시하게 됩니다.


각 단계별로 조금 더 상세히 살펴보면 선행 단계에서는 시장의 요청을 파악해서 핵심 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점검했습니다. 기술 준비 일정에 따라서 각 단계별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를 확인해서 전체적인 일정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필요한 예산과 시장 예측에 따라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수익성이 충분한지 계산해서 갈지 말지를 결정하실 수 있게 정리해서 보고했습니다.      


차체에 들어가는 보강 제품들입니다. 충돌과 부식 등을 버텨야 하는 조건을 만족하도록 설계합니다.

  선행에서 결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본격적인 작업을 하려면 정확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새롭게 개발해야 하는 파트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고, 예를 들어 중국 버전에서 유럽에 안전 규제를 만족하기 위해 차체 바디 파트에서 바뀌어야 하는 파트를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정의된 파트를 업체에 Sourcing 해서 가격 및 투자 금액을 확정하고 이와 함께 변경 폭에 따라 확인해야 하는 검증 시험도 정의했습니다. 이런 모든 단가 상승 요인과 개발 비용 등을 취합해서 프로젝트의 규모와 일정을 확정 짓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부품은 연결되는 상대 부품과 연관성을 검토하고 또 검토하게 됩니다.


양산 차량의 경우에는 각 파트들이 과연 문제없이 조립되는가가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업체에서 만든 3D 데이터를 베이스로 성능 측면에서 / 조립 측면에서 / 간섭 측면에서 문제가 없는지를 다 같이 확인해야 했습니다.  Proto 차량을 만들어서 선행 검증 시험도 진행하고 도면대로 업체가 생산을 시작해도 되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확인한 파트들은 다음 Plant Trial까지 1차 완성 파트를 공급되도록 관리해야 했습니다.      


처음 공장에서 첫 양산 시도 차량을 만들고 반년 이상 품질 문제를 해결하는데 매달립니다. 문제가 없어져야 양산이 가능합니다.

본격적인 공장에서 차량 조립이 시작되면, 만든 차량에서 나오는 품질 문제를 약 8~9개월에 걸쳐 계속 찾아가게 됩니다.  조립 / 기능 문제 / 간섭 / 물이 새는지/ 안전에 문제는 없는지 / 부품 품질 / 페인팅 품질 / 노이즈 등 고객이 지적할 수 있는 문제를 확인하고 개선계획을 세워 적용하고 다시 검증하는 작업을 양산 승인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 계속 반복하였습니다.


이와 동시에 그렇게 만든 차량을 통해서 검증 시험을 진행해서 계획된 성능이 제대로 나오는지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검증된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필요한 인증 시험을 진행하여 양산에 필요한 기술적 검증 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 검증과 인증을 마치면, 차량 품질을 확인해서 최초 Contract 단계에서 계획했던 상품성이 제대로 나오는지 확인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100대 이상씩 만들어야 하는 물량에도 품질에 문제가 없도록 업체를 감사하고 확인하는 작업도 구매 / 품질과 같이 진행하였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확인되고 나면 양산을 승인하는 MA 마일스톤을 마치게 됩니다.      

중국에서 인도 사람 루마니아 사람 프랑스 사람 중국 사람 한국사람이 모여서 함께 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어떤 가요? 한대의 차가 시장에 나서는 데는 적어도 2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 과정을 바닥부터 하나씩 배워 가면서 느끼는 건 정말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합쳐져야 하는 일이구나 라는 걸 많이 느끼게 됩니다. 다음에 아이들이 학교에서 아빠 뭐 하는 사람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자동차 만드는 사람”이라고 답해 주어야 하겠습니다.


카QA센터 –

자동차에 대한 모든 질문에 답해 드립니다.

댓글로 질문을 남겨 주세요. 꼭 답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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