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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Jan 09. 2021

눈길 초보 운전의 든든한 보조 - ABS 시스템

그러나 자동차에 숨어있는 기술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 제일 좋은 주행입니다

[카QA센터 - 41] 눈길에서 브레이크를 너무 세게 밟으면 오히려 차는 더 미끄러집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얼마 전 내린 눈으로 아직도 빙판 길인 곳이 많이 있네요. 예전에는 눈이 오고 빙판길이 되면 사고가 진짜 많았습니다. 도로 제설 작업도 지금처럼 잘 되지 않았고 운전도 예전보다 많이 얌전히 하는 것도 있지만 가장 큰 변화는 2012년부터 ABS – Antilock Brake System 적용이 의무화된 덕분도 있습니다. 오늘은 겨울철 빙판길 사고를 막아 주는 브레이크 시스템의 발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급정거를 하는 차가 “끼익”하는 소리를 내면서 미끄러지는 모습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승용차의 경우에는 앞바퀴에 수지를 이용한 브레이크 패드가 둥근 금속 디스크를 양쪽으로 눌러서 속도를 줄여 주는 디스크 브레이크가 장착되어 있고, 뒷바퀴에는 드럼형으로 브레이크 슈가 냄비처럼 생긴 드럼 안쪽 면을 밀어 제동을 하게 되는데 급제동을 걸면 이런 제동 장치를 통해 타이어의 회전은 멈추지만 자동차는 관성에 의해 스키처럼 미끄러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타이어의 한쪽 면만 도로와 마찰을 일으키며 Skid 마크를 남기게 되는데 이런 현상을 브레이크 잠김 (Lock)이라고 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배운 물리를 되돌아보면, 마찰력은 멈춰 있을 때는 크게 작동하지만, 한번 움직이고 나면 운동 마찰력이 작동하면서 그 크기가 줄어듭니다. 그러니 차가 미끄러지게 되면 차가 받는 마찰력이 줄어서 제동거리 자체가 줄어듭니다. 그리고 타이어와 지면이 분리된 상황이기 때문에 핸들을 돌리더라도 차 방향이 변하지 않습니다.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차가 회전하거나 미끄러지니 사고의 위험이 더 커지게 됩니다.
 
이렇게 미끄러지는 걸 풀어 주려면 열심히 발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놓았다를 반복해서 타이어가 잠기기 바로 직전까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하지만 사람의 반응 속도로는 어림없습니다. ABS 시스템은 브레이크 유압 시스템을 자동으로 조절해서 1초에 10회 이상 이런 밟았다 풀어 주었다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이를 통해서 브레이크 중에도 핸들을 통한 조향을 가능하게 하고 최단 거리에 차량을 정지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어느 쪽이 더 끌로 가기 어려울까요?


이런 유압 제어 외에도 자동차 자세를 유지시켜 주기 위한 다양한 조작들을 가능하게 합니다. 각 바퀴 별로 스피드 센서들이 있는데 여기서 감지되는 바퀴 간 회전 속도를 분석해서 만약 한쪽 바퀴가 잠기면 그쪽만 유압 제어해서 네 바퀴의 접지력이 동일하게 만들어 줍니다. 일단 미끄러움이 진단되면 액셀을 많이 받아서 큰 토크를 엔진이 내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출력 제한을 걸고 너무 낮은 기어 단수로 움직이고 있으면 Upshift를 변속기에 요청해서 차가 일단 제어가 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합니다. 안전이 제일 우선이니까요. 
 
이런 ABS가 작동하게 되면 “꾹꾸 국” 하면서 핸들과 브레이크 패드로부터 진동이 느껴지고 차가 출력이 줄어들고 계기판에 미끄럼 표시나 ABS라는 등이 깜박깜박하지만 고장이 아니라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만약 평상시에 등이 켜져 있다면 고장인 경우이니 가까운 정비 센터로 가셔서 수리받으셔야 합니다) ABS가 있다고 모든 사고가 예방되는 건 아니지만 눈길에서 운전 미숙으로 미끄러지는 차량을 멈추겠다고 급제동을 걸어주는 상황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ABS가 만병 통치약은 아닙니다. Brake가 Lock이 걸리는 상황 자체에 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죠. 안전거리 충분히 확보하시고 과속 급가속하지 마시고, 되도록 브레이크는 최소로 사용하시고 엔진 브레이크 같은 다른 기능들도 활용하시면서 눈길에서 안전 운행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동차에 숨은 기술이 필요 없는 주행이 제일 좋은 주행입니다. 


카QA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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