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원 Sep 04. 2022

MZ세대도 회사를 잘 다니고 싶어 한다.

MZ세대들을 위한 회사 사용 설명서를 시작하며

나는 마흔다섯이다. 회사 생활을 시작한 지 이십 년이 지났고 직급은 팀장이다. 사무실에서 담배 피우던 옛날까지는 아니지만 토요일에도 출근하던 시대부터 직장 생활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근무를 하고 있다. 


내가 입사하던 시절에 까마득하게 멀게만 보였던 그때 그 상사를 보던 느낌으로 지금 신입들이 나를 볼 거라고 생각하면 사뭇 끔찍하다. 그러나 엄연한 사실이다. 신입들이 보기에는 나는 높은 사람들하고 하는 회의에 참석하고 보고서를 받고 결정을 하고 고과 평가를 하는 팀장일 것이다. 


그 거리감은 변함없지만 세상은 많이 변했다. 평생직장은 사라지고, 다섯 시 퇴근 시간이 되면 썰물처럼 다들 빠져나간다.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지만 회식은 점심 식사로 대체되고, 저녁 일곱 시 그리 늦지도 않은 시간에 사무실엔 선임들만 남아서 우리 땐 안 그랬다며 한숨을 쉬곤 한다.  


90년생이 온다. MZ세대 시대의 시작이었다.


확실히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다르긴 다르다. 새로운 MZ세대가 왔다며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알려 주는 책들이 넘쳐 난다. 동기부여가 중요하고, 자기 계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챙겨 주어야 하고, 평가와 보상이 공정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잘 챙겨 주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회사라는 조직 관점에서 기존의 구성원과 다른 새로운 세대들은 관리해주어야 하는 Risk인 셈이다. 그럼 정작 회사를 다니는 MZ세대는 무슨 마음일까? 


얼마 전에 방영된 TVN에 지구 오락실이라는 방송을 보다가 천하의 강호동도 쥐락펴락하던 나영석 PD가 스무 살이 갓 넘은 영지와 안유진에게 꼼짝 못 하는 모습을 보았다. 실수하는 PD에게 거침없이 땡을 외치고 영석이 형이라고 편하게 부르고, 흥에 겨워서 시키지 않아도 지치지 않고 커버 춤을 추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러다 제작진이 낯선 곳에 출연진만 남겨두고 식당으로 찾아오라는 낙오 미션에서 오히려 즐거워하면서 MZ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전혀 당황함 없이 뚝딱 미션을 해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난이도와 상관없이 내가 잘 알고 잘하는 분야를 신이 나서 하는 건 MZ세대도 똑같았다. 오히려 디지털 문화에 더 익숙한 장점을 살려서 내 또래인 나영석 PD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MZ세대는 본인이 관심있고 잘하는 일에는 두려움이 없어 보였다.


각 회사에 들어온 MZ세대들도 마찬가지지 않을까? 어려운 경쟁을 뚫고 힘들게 입사한 회사를 처음부터 그만두고 싶은 사람은 드물다. 그리고 이왕이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부딪히는 일 없이 즐겁게 회사를 다니고 싶은 마음은 똑같을 것이다. 다만 아직 처음이라 당연히 서툴고, 회사라는 조직이 왜 그렇게 운영되는지 모르니까 낯설고 멀게 느껴질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회사에 잘 적응하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은 MZ세대들을 위한 글을 써 보려고 한다. MZ세대라며 당황할 만한 상황들에 대해서 왜 회사가 그런지 쉽게 풀어 보고, 스스로를 지키면서도 (나를 포함한) 구세대들도 납득할만한 대처는 어떤 것이 있을지 담아 보고 싶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