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업을 충분히 하면 연비에 좋은 네 가지 이유

준비 운동이 필요한 건 사람만이 아니다.

사람도 격렬한 운동을 하기 전에 준비 운동을 한다. 조금씩 움직이다 보면, 심장이 뛰고 힘을 내는데 필요한 근육에 피가 공급되면서 저장되어 있던 에너지원이 활성화된다. 부드러운 움직임이 가능하고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

피스톤과 실린더 벽면, 밸브와 캠샤프트등 금속이 닿는 모든 곳에 엔진 오일이 필요하다.

자동차 엔진도 마찬가지다. 밤새도록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엔진 오일은 시동을 걸고 웜업을 하는 동안 심장이 피를 온몸에 보내듯이 엔진 구석구석으로 전달된다. 금속과 금속이 맞닿는 위치에 오일이 코팅되면 마찰이 줄면서 엔진이 움직이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든다.

엔진 오일은 온도가 올라갈수록 점도가 낮아진다.

오일 자체의 끈끈함도 온도가 높아지면 더 부드러워진다. 찐득찐득한 갯벌에서 걷는 것보다 얕은 물 위를 걷는 것이 훨씬 쉽듯이 오일 점도가 낮아지면 엔진은 적은 연료로도 쉽게 움직일 수 있다. 엔진이 만든 동력을 바퀴로 전달하는 변속기 내 유압에 드는 마찰력도 마찬가지다.

엔진이 차가우면 연소도 불안할 수 있다. 최적의 효율보다 일단은 연소가 제대로 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냉간 시에는 아이들 RPM을 올리고, 분사 시기를 최적 조건보다는 뒤로 미룬다. 연비에는 불리한 조건이다.

이렇듯 엔진의 온도를 상승하는 것이 내구 측면에서나 성능 측면에서나 모두 유리하기 때문에 변속기도 엔진이 빨리 데워질 수 있도록 한다. 기어 단수를 완전 웜업이 되었을 때보다 늦게 올려서 되도록 높은 RPM을 유지하면 냉각수온을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공인연비 측정하는 FTP-75 모드. 냉시동하는 Phase1의 연비가 Soaking후에 시동하는 Phase3보다 10% 이상 좋지 않다.

이런 모든 과정들이 연비에는 불리하다. 특히 엔진 냉각수 온도가 40도 이하 영역에서는 연소 안정성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첫 시동을 걸면 1~2분 정도는 아이들 상태에서 웜업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출발하는 것이 연비에는 더 도움이 된다. 준비 운동이 필요한 건 사람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