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V의 고전압으로 한 번에 충전하되 안전은 놓치지 않는다.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해서 전기차가 가장 불리한 점은 에너지의 밀도다. 에너지가 축적된 화석 연료는 주유구를 통해 길어야 3분이면 얼마든지 가득 채울 수 있다. 충전소가 주유소만큼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게 되더라도 충전을 하는 시간 자체는 줄이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전기차 배터리의 용량이 커질수록 충전에 걸리는 시간도 비례해서 증가한다.
현대자동차가 선보이고 있는 E-PIT와 같은 초급속 충전기는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800V에 달하는 고전압으로 충전한다.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의 300~400V 수준의 두배로 15분 충전으로 400km 이상의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아직 화석연료 주입 시간과 비교하면 모자라지만 그래도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
한 번에 많은 에너지를 주입하면 충전 시간은 단축되지만,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더 늘어난다. 고속 충전 라인은 많은 열이 발생하기 특히 배터리에 충전량이 일정 이상 차 있는 상태에서 계속 고전압을 가하면, 열이 발생해서 화재의 위험이 있다. 화재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배터리 열화 현상으로 인해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초급속 충전기는 더 세밀하게 충전 과정을 모니터링한다. 배터리 용량의 80% 까지는 최대 전압으로 충전하지만, 이후에는 전압을 낮추어 과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배터리를 관리하는 BMS와 충전기가 서로 통신하면서 배터리 온도가 높아지거나, 과전류가 발생하는 등 위험 요소가 발생하면 충전을 멈추고, 릴레이를 차단하는 안전 조치를 취한다. 그리고 이런 모든 과정은 네트워크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