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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연료 전지차가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이유

차도 연료비도 비싸고 충전소도 드물어 불편하다.

by 이정원

2010년대 말부터 현대차와 도요타는 수소 연료 전지차 개발을 전면에 내세우고 넥쏘, 미라이 같은 모델을 출시했다. 그러나 2024년까지 세계시장에서 수소차는 1년에 2만 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일반 전기차 판매량이 총 1600만 대를 넘어선 것에 비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이유는 수소 자체를 생산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도요타 미라이.jpg 도요타의 연료전지차 미라이 -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광고와 다르게 비용이 많이 들고 충전도 힘들다고 고소를 당했다.


친환경 비중이 낮은 우리나라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많이 든다. 수력, 풍력 등으로 전기 자원이 풍부한 북유럽은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다. 거기에 자동차용 수소연료전지에 들어가는 수소는 순도가 아주 높아야 하기 때문에 전기 분해를 통해 만들거나 정유 화학 산업 과정에서 나오는 수소를 정제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만만치 않다.


Map-of-costs-of-long-term-hydrogen-fuel-production-using-renewable-energy-sources.png 지역별 수소 생산 비용 -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 활용이 많을수록 저렴해진다.


수소 1kg을 충전하면 80km 정도를 갈 수 있는데 충전 비용은 만원 정도로 대략 경유 자동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차량 가격이라도 저렴하면 극복할 수 있겠지만 아직 연료전지에 들어가는 전극을 생산하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 대표적인 넥쏘 수소연료전지차의 가격은 7000만 원으로 전기차보다도 더 비싸다. 3000만 원에 가까운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는 부담이다.

24년 기준 수소차 보급 대수.jpg
24 년기준 수소 충전소 보급 현황.jpg
24년 기준 수소차 보급 현황과 충전소 분포 - 충전기 자체가 400개에 불과하다


수소라는 연료 자체가 다른 연료들에 비해서 다루기 힘든 점도 단점이다. 수소는 고압으로 압축해서 보관 운송되어야 하고 불꽃과 만나서 불이 붙는 가연 범위도 넓다. 일반 소비자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고압 충전이 필요해서 충전소 설치와 유지 비용도 일반 전기충전소보다 20배 이상 더 많이 들어서 주변에서 쉽게 찾기가 어렵다. 경제적이지도 않은데 불편하기도 하니 사람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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