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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쓴 배터리로 ESS를 만들어 재활용하자.

전기차에서 역할을 다한 배터리에게 두 번째 생명을 찾아 주자.

by 이정원

전기차도 언젠가는 수명을 다하기 마련이다. 보통 자동차의 수명을 10 ~ 15년 정도로 보면 2010년대에 출시되었던 1세대 전기차들이 폐차되면서 폐배터리가 쌓이고 있다. 아직은 충전 성능이 남아 있지만 전기차에 달기에는 최신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는 폐배터리를 ESS로 재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전기차로 첫 번째 생을 마감하고 에너지 저장소로 두 번째 길을 찾는 것이다.

renault_batteries_infographie_final_en-2048x2048.png 전기차 배터리의 라이프 사이클 - 생산해서 전기차에 쓰고 다른 용도로 활용하다가 분해해서 재활용합니다. 르노 자료


폐 배터리 여러 개를 팩 단위로 연결해 ESS를 구축해서 전력을 저장해 두고 사용하는 이 방식은 배터리를 새로 만들 필요 없이 전력 저장고를 만들 수 있다. 전기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은 지역에서 남는 전기를 쌓아 두는 용도로 쓰인다. 이렇게 폐배터리를 재활용한 것이 인증되면 전기차 탄소발자국 계산에서는 CO2를 그만큼 절약한 것으로 인정해 준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배터리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가디언지_폐배터리를 이용한 ESS 구축.jpg 르노 자동차가 ZOE에 쓰였던 폐배터리를 모아서 벨기에에 건립한 ESS. - 르노 자료 참조


닛산 자동차는 2019년에 대표적인 전기차인 LEAF의 중고 배터리 148개를 활용해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아약스의 홈구장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 축구 경기장에 ESS 시스템을 구축했다. 경기장 지붕에는 태양광 패널도 달려서 낮에는 충전해 두었다가, 밤에 경기가 열리면 충전해 두었던 전기를 이용해서 경기장을 밝히고 주변의 주민들에게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해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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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이 리프에서 패배터리를 활용해서 업그레이드 한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 아약스 홈구장 - 닛산 참조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설적으로 배터리 기술이 너무 빨리 발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 나오는 배터리들의 가격과 성능이 너무 좋다 보니 10여 년 전에 나온 폐배터리들의 경제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자원 재활용과 환경 보호 관점에서 보면 폐배터리의 좋은 용도를 찾아 주는 것은 전기차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앞으로 나올 폐배터리의 규모를 생각하면 경제성을 넘어서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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