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에 민감해야 살아남는다.

3~4년 뒤에 무엇을 필요로 할지에 대한 혜안이 필요하다.

by 이정원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사면 그때마다 이유가 있다.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생필품도 있고 나를 돋보이게 만들어 주기에 조금 무리하더라도 대가를 지불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동을 위한 자동차는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필수품이기도 하지만 집 다음으로 비싼 가격과 매일매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하는 특징들 때문에 반드시 용도만 생각하고 고르지는 않는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에서는 내가 타는 차는 나의 지위를 대변해 주는 의미도 있다 보니 소비자들의 선택은 항상 유행을 탄다.


테슬라 S3XY.jpg 테슬라의 전기차 라인업 - 처음 등장 때는 파격적이었지만 이제는 조금 지겹다. - EVPOST 사진 참조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너무 튀지 않지만 그래도 이뻐 보이는 차가 잘 팔린다. 사람마다 이상형이 다르듯이 자동차 선택에도 취향이 있어서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갈린다. 너무 튀면 부담스럽지만 그렇다고 너무 구식이면 외면받는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디자인이 유행하면 길 위에 비슷비슷한 차들이 넘쳐 나기도 하지만 금세 사람들은 식상해한다. 매년 새로운 모델이어가 나오고, 또 5년 정도 지나면 전혀 새로운 형태로 페이스리프트를 해 주어야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랜저 세대 교체.jpg 5 ~ 6년 단위로 새로운 모델로 페이스 리프트를 한다. - 현대차 자료 참조


단순히 보이는 것만 유행이 있는 것이 아니다. 에어백이나 긴급 제동처럼 예전에는 고급차에만 들어가던 사양들도 기술이 발달하고 찾은 사람이 늘어나면 기본이 된다. 요즘은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따라 움직이는 고급 운전자 보조 기능 (ADAS : Advanced Driver Assistant System) 들도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전기차처럼 정숙한 주행이나 하이브리드처럼 실연비가 좋다는 소문이 나면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이 몰리고 새로운 차를 구매해서 받는 데만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diesel Gate .jpg 디젤 게이트에 항의하는 소비자 - 가디언지 참조


전기차나 자율 주행 같은 새로운 기능들이 들어간 차들은 아직은 비싸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얼리 어댑터들의 지지를 받으며 길 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2010년대 중반 배기가스 정화 장치에 조작을 가해 실제 규제보다 더 많은 유해 가스를 내뿜고 했던 폭스바겐 사태 같은 일이 발생하면 아무리 실연비가 좋아도 디젤에는 손이 덜 가게 된다.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만한 회사의 차는 피하고, 이왕이면 멋지고 환경도 살리는 이미지도 갖고 싶은 마음은 차량 선택에도 드러난다.


자동차 디자인 클레이 모델.jpg 이렇게 클레이 모델이 만들어지고 나서 같은 차가 나오는데 꼬박 3년은 걸린다. - 포르셰 홈페이지 참조


이렇듯 자동차는 늘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한다. 몇천만 원이 넘어서고 늘 함께 하는 분신 같은 제품임을 감안하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소비자로서는 이왕 큰돈 쓰고 오래 탈 생각에 최대한 신식이고 멋지고 기능도 좋은 차를 찾지만, 자동차 회사가 한 대의 차를 출시하려면 기획부터 개발하고 생산 준비하는 모든 과정에 3~4년은 족히 걸린다. 당장 오늘 시장에 나온 차도 기획 자체는 4년 전에 시작했다. 그래서 아직 오지 않는 미래를 예상하고 미리 준비하는 일은 자동차 회사의 가장 큰 고민이다. 미래를 보는 눈을 가진 회사가 결국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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