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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Dec 14. 202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와 어떻게 다른가요?

전기차와 내연기관차가 딱 중간에서 만났습니다. 

[카QA센터-31]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하이브리드는 어떻게 다른가요?


전기차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은 충전을 못하는 상황인데 배터리가 다 되면 어떻게 하냐는 것일 겁니다.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는 주유소보다 상대적으로 찾기 어려운 충전소 때문에 늘 차가 가다가 중간에 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런 두려움에서 해방시켜 줄 수 있는 차량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입니다.


사실 자동차의 전동화 (Electricification) 은 역사가 꽤 오래되었습니다. 12V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서 늘 돌아가는 엔진에는 Alternator가 붙어 있었죠. 거기서 소비되는 연비가 2% 정도 되면서 일반 차량 배터리의 충전율을 모니터링해서 충분히 충전되었으면 alternator에 걸리는 로드를 끊어 주는 ESM (Energy Smart Management)이 2000년대 초반에 적용되었습니다.


르노의 E-Tech라는 하이브리드 엔진입니다. 엔진 - 모터 - 변속기가 하나로 섞여 있습니다.


그러다 도요타를 중심으로 엔진으로 주행하되 저속 영역은 바퀴가 돌아가는 제동장치를 통해 충전한 전력을 바탕으로 보조 동력으로 모터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됩니다. 이때의 모터는 보조 동력 장치이기 때문에 출력도 낮아서 모터 만으로는 시속 50km 정도까지만 주행도 가능하고 EV모드로 갈 수 있는 거리도 4km 이내로 배터리 용량이 제한적입니다. 무엇보다도 별도로 충전 케이블이 없어서 만약 배터리가 방전되면 원활한 주행을 위해 엔진을 돌려 배터리를 충전하는 형식을 취하죠. 어쨌든 엔진의 효율이 떨어지는 저속 영역을 모터가 대체하고 주행 중 제동 시에 낭비되었던 운동 에너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비슷한 가솔린 차량 대비 연비가 30% 정도 개선됩니다.


비즈와치 자료 참조

이런 하이브리드 차량에 배터리와 모터 용량을 키우고 충전 단자를 추가한 차량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입니다. 하이브리드에 비하면 일단 모터는 전기차와 거의 동일한 스펙으로 120~130 kph 정도의 속도를 모터만으로도 구현할 수 있습니다. Full 충전하면 보통 40 ~ 60km 정도의 거리는 순수 전기차 모드로 주행이 가능합니다. 최고 토크는 엔진과 모터를 합친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나 순수 전기차에 비해서 훨씬 파워가 더 높습니다. 그리고 어쨌든 상당한 구간 자체를 전기로 다닐 수 있기 때문에 비슷한 사양의 가솔린 차량 대비 연비가 30% 수준입니다. (대략적인 CO2 배출량이 중형차 기준으로 가솔린 / 하이브리드 / 플러그인이 120 / 90 / 35g/km 수준입니다.)


대신 무겁습니다. 그리고 엔진도 들어가고 모터도 들어가고 배터리도 들어가니 차가 꽉 차고 비쌉니다. 예전에 알려 드렸던 TCO (Total Cost of Ownership) 기준으로도 하이브리드에 아직 비할 바가 못 됩니다. (연비에서 아무리 절약한다고 해도 5년 내에 차값 차이를 뽑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어쨌든 충전을 해 주어야 효율이 좋은 것이지 충전 없이 일반 주행을 주로 한다면 하이브리드보다 무거운 무게 때문에 연비가 더 나쁘게 나올 수 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배터리 무게가 더 가벼워지고 더 싸지면, 그리고 각 개인이나 회사에서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더 늘어나면, 출퇴근 정도는 EV모드로 주행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더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까운 거리는 EV로 장거리는 엔진으로 함께 커버가 가능해지는 거죠. 얼마 전 테슬라 데이에서 반값 배터리를 주창한 앨런 머스크의 발표처럼 배터리 가격이 앞으로 5년 이내에 반값 그 이하로 떨어진다면 인프라 개선 속도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PHEV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습니다.



요즘엔 이런 연비 목적이 아니더라도 차량 내 늘어난 전기 장치들을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하고 전기적 부하에 따라서 배기가스나 운전성에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서 벤츠나 벤틀리 같은 고급차들을 중심으로 48V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마일드 하이브리드도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차량들은 연비보다 편안함과 여러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원리를 활용하곤 합니다.


어쨌든 참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가 각자 최선의 방식으로 헛튼 에너지 쓰지 않고 덜 연료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모든 사양들을 커버해야 하는 것이 힘들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겠죠. 각자의 여건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누가 얼마나 안정적이면서 넓은 범용성을 보여 줄 수 있는지가 숙제가 될 겁니다. 100년이 넘는 자동차의 역사는 지금 가장 큰 진화의 시점에 와 있습니다.


카QA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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