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면 척하는

by NOSTRAPARTENOPEA

작업실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실전대화에서 문장 구사력이 떨어진 것을 느낀다.


머릿속에 있는 것이 고대로 현실이 되는 세상에서 지내다가,

급 다른 사람과 생각을 나눠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 확 체감된다.


스페셜 구체적으로는 1:1 대화 상황.


그간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흘러갔기에, 배려도 기다림도 필요치 않았었다.

하지만, 타인과 대화에선 반응을 기다리고 그에 따라 상황에 맞게 대답해야 했다.


모르는 분야가 나오면 가만히 있다가, 테일러링 분야가 나오면 머릿속으로 열변을 토한다.

하지만, 그 열변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시각적으로 디자인을 결정하는 선이 애매하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선에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주머니는 각도에 따라 그 주머니를 지칭하는 명칭이 달라집니다. 근데 그 각도가 수평도 아니고 사선도 아니고, 시각적으로 모호하게 기울어져 있으면, 제작자 입장에서는 오류로 다가옵니다."


라고 말을 해야하는데,



"선이 애매하면 좀 그래요.."



사실, 머릿속도 저렇지 않고 엉망진창이다.

그냥 근거 없는 결론 상태다.


마치 세상이 착하면 척하는 세상인 것 마냥,

그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길 바라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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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반대로 누군가 착했을 때,

척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는 없을까.


걷지도 못하면서 뛰는 것을 고민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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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는 선에 가두기 좋은 아이템이다.

그래서, 틈이 날 때마다 가둬나갔는데

결국, 그냥 풀어주고 싶어졌다.


알면, 알수록 알고자 했던 원래 의도가 희석되었다.

오히려 정 반대로 향하고 있다.


그간 생략해야 할 것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했고,

막상 늘어놓고 보니 아까워도 너무 아깝다.


그렇게 이제 바지가 갇히면 안되는 주장을 하고 싶어졌다.

그냥, 효율이 미덕인 세상에서 튀고 싶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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