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여러 선택지를 주는 것보다, 명쾌한 답을 말해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인 pd님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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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명쾌한 답이라는게 무엇일까 고민해봤다.
혹, 개념의 단순화를 말하는 것일까.
문제가 너무 장황해서 갈피조차 못잡을때, 그러니까 너무 범위가 커서 이렇게 보면 다르고, 저렇게 봐도 다르고 고려할게 너무 많은 문제를 마주하면, 첫삽을 뜨기위해 단순화를 시킨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하는 부분은, 이해 가능한 단위로 소분하는거지, 임의로 생략하고 축소해서 규정한다는 것은 아니다. 전자는 시간의 차이지 결국 다 들여다보는거지만, 후자는 그럴싸 해보이는 결론으로 탐구자체를 건너뛰거나 진실로 착각하게 만드는 우를 낳을 수 있기 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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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싸한 분류가 낳는 오류에 대해 예를 들어보자면,
음.
남성의류를 포멀과 캐쥬얼로 나누는 흔한 설명방식을 예로 들어볼 수 있다.
이렇게 두개로 쪼개는 방식은 명쾌해 보이지만, 실제론 개념의 왜곡을 낳는다.
일단, 우리가 입는 복식은 서양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그들의 문화를 어느정도는 고려해야한다.
서구 의류 문화에서 포멀은 연미복,턱시도 같은 공식 행사복을 뜻한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포멀로 분류하는 정장 차림은 사실 비지니스 복장이다.
결과적으로, 진짜 포멀의류는 현대에도 특정상황에 사용되는 복식임에도, 과도하게 격식을 차린 복식으로 치부되어 갈 곳을 잃는다. 정작, 비지니스 복장은 포멀로 잘못 인식되며..
그렇게 줄줄이 왜곡되면서 질서의 경계는 모호해진다.
우리 문화에 없거나 눈에 잘 띄지 않는 옷을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하게 된다.
그러면, 해당 문화권에서 오랫동안 지어온 가치를 인지하지 못하게 되고, 그 문화권과 만나는 상황에서, 예를 들면 블랙 타이라는 드레스코드가 명시된 자리에 부적절한 복장으로 참여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불법은 아니지만, 경우가 부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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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과 시대, 문화의 해석에 따른 차이는 이해한다. 하지만 융통성에 정도가 있다고 본다. 김치가 빨갛다고 그 색을 토마토로 낼 수 없듯, 오리지날 개념의 핵심원칙까지 훼손할 수 는 없다고 생각한다.
포멀/비지니스/스마트캐쥬얼/캐쥬얼 등등 다층적 분류를 포멀/캐쥬얼 이분법으로 단순 축소했다는 것도 문제지만, 분류 자체도 틀렸다. 단순히 용어를 번역한 것을 넘어 개념자체를 바꾼 것이다.. 이는 편의를 위한 단순화가 아니라.. 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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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에서 오랫동안 이어온 복식체계는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개념을 정확히 알고 그 틀을 깨는 것과, 마구잡이로 입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의류 문화와 분류체계를 이해하고 고려한다면, 상황에 따라 적절한 복장을 선택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개성에 따라 의도적으로 그 경계를 넘나들 수 도 있다. 하지만, 왜곡된 단순화를 베이스로는 그럴 수 없다. 제대로 된 선택지도, 올바른 기준도 없기 때문이다.
속옷의 개념과 용도를 정확히 알면, 그것을 입고 길거리를 활보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잠옷의 용도를 아는 사람은 그 옷을 입고 외부 활동을 하지 않는다.
애기때, 내복입고 외부행사에 참석할 수 는 있지만, 어른은 그런 무적방어권이 없다.
이게 답답하면, 벌거벗은 임금님이 될 수 도 있다.
그리곤,그 상황에서 둘러대는 말은 하나다.
"이거 비싼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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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보니, 결국 문제는 단순화도 아니고 부정확한 단순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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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지식의 썸네일라이제이션..
신나서 눌렀지만, 허전함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