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편이다.
뭔가, 한권을 읽어서 요약해두면 그 책값을 버는 기분이다.
엔잡시대라는데, 나는 부업으로 책을 캐는 인간이겠다.
요즘같이 책값이 부쩍 오른데다가 일까지 없어 시간이 넉넉할땐 수익률이 좋다.
다만, 화폐단위는 부르마블 머니다. 막상 적고보니 진정한 가상화폐 채굴이 아닌가 싶다.
아쉬운 점도 하나 적자면,
옛날엔 대여하는 책 뒤에 열람표가 있었던 기억이 있다.
요즘이야 디지털화 되어서 전산상으로 남아있겠지만 말이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그간 대여한 사람들의 이름과 연락처가 적혀있었더라면
언제 한자리에 모여서 읽은 책에 대해 토론을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동네 도서관이니 지역도 같고하니 모이기도 쉬울거 같고 싶었다.
여러사람이 동시에 한 권의 책을 읽고 개인적인 인사이트를 공유하면,
병렬 독서가 구현되는 것이 아닌가. 효율이라는게 물건 싸고 쉽게 찍어내는 것 말고,
좀 이런 쪽도 뻗어나갔으면 한다.
글도 쓰면, 인공지능의 검사를 통해 더욱 형식적인 글로 편집되고
그렇게 온라인상에서는 날것 그대로의 글을 마주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생각은 아직 편집되기 어렵다. 즉흥적이고, 때론 불협화음처럼 샛길로 새기도 하고 예측이 불가하며, 때론 지루하고.. 하지만 어쩌다 새로운 시각도 마주하게 되는..주제가 읽은 책으로 국한되니까, 뭔가 너무 장황하지도 않을 것같고..
문장조차 제대로 완성하지 못하는 이러한 날것의 뻘글이,
나는 그립다.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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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책을 캐는 것이 예전같지 않다.
저자의 어휘가 조금이라도 생소하면 쉽사리 읽히지 않는다.
기가 막히게 쓴 글임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이게 잘써서 그럴까.
자연스레 앞문단에서 마지막문단으로 건너뛰게 된다.
핵심문장만 찾고 퉁.
다시 중학생때처럼,
밤새 책읽고 학교가서 퍼질러 잘때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