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답을 못하는 것에 대한 확답

by NOSTRAPARTENOPEA

집에 냉장고가 고장났다.

양문형 냉장고 1세대로, 30년 가까이 충분히 썼다고 생각되어 교체하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비슷한 대형 냉장고로 주문했다.


하지만, 걱정되는 점은 현관문이 좁다는 것이다.

몇십년 전에는 분해해서 들어왔었다.


어머니께서

구매전에 그리고, 구매이후에도 설치관련 우려사항을 말했더니,


"걱정마셔라, 분해해서 들어가면 된다"는 확답을 받으셨다고

그 대답이 너무 시원했고 기분이 좋으셨다고.. 역시..


나는 그 얘길 들으면서, 나도 덩달아 후련했다.


그리고, 나를 돌아봤다. 나도 그렇게 확신에 찬 대답을

구매를 앞둔 고객님께 말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협업을 제안하는 분께 말하면 좋으련만,

운영에 관한 조언을 해주시는 분께 말하면 좋으련만,

혹은, 관련해서 조언을 구하는 분에게 그렇게 말해주면 좋으련만..


나는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는 말들을 늘어놓는다.

아주 핑계가 수준급이다.

결국, 나는 그렇게 그들에게 아마추어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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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당시 어머니께는 핑계에 대한 변명을 했다.


엄마,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일만 해오던 사람은 확답을 주는게 어려운거 같아요.

왜냐면, 그간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던 경험들에 의한 변수들이 마구 떠오르거든요.


다행히,

지금은 모르겠고 해봐야 알겠다는 말보다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드린다.


달라진 것은, 없던 확신이 생긴 것은 아니고,

조금 말을 다르게 할 수 있게 된 정도다. 외국말도 아니고..






오늘, 기사님께서 오셨고

설치불가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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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수트의 톤이 고민된다면,


1944년 커버걸의 댄스장면을 보면 도움이 되지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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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가 부서져서 치과에 방문했다.


치료 방향에 대해서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물론, 비용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알아서 최선을 다해주십셔!

라고 쿨하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면 좋으련만, 비용을 떠나 상황이 애매했다.


선생님 말씀으론, 겉만 씌우기엔 뿌리가 견딜지 모르겠지만, 시도해봄직 하다.

임플란트를 하기엔 젊고 비보험이다, 무엇보다 앞서 방문전에 생각지 않았던 부분일거같다고..

어느 쪽이 좋을지는 직접 결정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혹시, 보험의 바운더리 안에 들려면 몇년 기다려야되냐고 여쭤봤더니. 30년정도 남았다고..

부위가 부위인지라 선택에 따라 견적은 널뛰었다.


각각의 선택들은 장단점이 있었고, 어느게 나은 선택일지는 해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뭐, 일정확인할 시간이 필요했었다.

다 이럴때를 위해 저금하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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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선택지가 과연 중요할까 고민해봤다.

그 선택은 사실 제시하는 사람이 가장 잘알지 않을까 싶었다.


다만, 혹시나 결과가 안좋을 것에 대한 책임소재 때문에,

방어적으로 선택을 맡기는 방향으로 되었을까.


혹시, 커스텀이라는 이름하에 남다른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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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야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테일러링은,

디테일에 있어 자유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상황과 시간대와 계절등 몇가지 정보들을 통해 옷을 제작하지만,

그게 말하는 대로 만든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건 담당하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대부분 원하는대로 해주지 싶다.


기왕 주문제작할거, 결정된 것도 없으니

하는 김에 이것도 저것도 개인의 취향대로 버무리는게 어렵겠냐만은..



그 정도가 있지 싶다. 복각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상황에는 맞춰줘야 하지 싶은데.. 뭐 개인적인 생각이다.



막상 적고보니 디게 빡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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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곤졸라 치즈를 상당히 좋아한다.

비슷하게 염소치즈도 좋아한다.


삭히거나 숙성시킨 음식에서 나오는 풍미가 좋다.


그러한 풍미가,

조미료에서 오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어느정도 시간과 품이 들었다는 것을 알고,

문화적으로 흔하게 접할 수 없는 환경이어서.. 등등


이유는 모르겠다만 이유가 복합적이란 것은 알겠다.



이러한 맥락으로, 옷을 어필할때

그러한 비효율적인, 비합리적인, 불규칙한 그러한 결과물을 두고

"바로 그 맛입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



그 풍미가 호불호가 있으면, 대량으로 만들 시도를 덜한다.

그래서 풍미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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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멀자켓과 스포츠코트가 설계적으로 차이가 있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당위와 사실의 차이정도지 싶다.


그런 것과 그래야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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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자켓을 실제로 구현해봤다.

머릿속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부분이 현실에서도 문제가 되었다. 역시.. 그럼 그렇다.

뭐, 언젠간 문뜩 해결되겠다. 당장은 아니다.


북자켓의 비밀은 홑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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