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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가 되는 것이 먼저다

-집에 책이 있어야 하는이유 2-

by 현모재선

환경이 행동을 결정한다.

-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책 한 권을 펼치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까? 어른인 나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1단계 : 어떤 자극에 의해 책을 읽겠다고 결심을 한다.

2단계 : 책을 구매해서 볼지 도서관에서 빌려볼 것인지를 고민한다.

(소장가치와 가성비를 생각하느라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다가 잊어버리는 일이 다반사다.)

3단계 :책이 내 손안에 들어오면 그제야 펼친다. (펼쳐도 다 읽을까 말까 한다)


위 3단계의 과정은 나 역시 독서습관이 신통치 않았을 때의 일이다.





육아를 하면서 엄마인 나도 독서를 꾸준히 하게 되면서 한 가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읽고 싶은 책은 미리 책장에 꽂아 두게 되었다는 것이다. 미리미리 사고 싶은 책 목록을 만들어 놓고 한꺼번에 주문해서 책장에 꽂아 놓으니 약간의 시간이 생겼을 때 (설거지를 하다가 다리가 아파서 쉬고 싶을 때, 아이들이 간혹 오손도손 잘 놀고 있을 때) 바로 책을 펼칠 수가 있었다. 책장에 있는 책을 다 소화해 내지는 못해도, 내 손안에 있는 이 세계에 도달하기는 훨씬 수월해졌다.


그래서 책 육아를 하기로 결심했다면 어느 정도 책 환경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새로운 세계를 펼 칠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값진 것이 아닐까?



첫째 아이는 엄마와 함께 책 환경을 만들어 나가며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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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엄마와 함께 책을 개봉하고 새로운 세계에 빠져든 아이



이와는 약간 다르게 둘째 아이는 이미 집에 책이 세팅된 상태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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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책장에 있는 책을 빼는 것만 수십 번 반복하던 아이가 어느새 표지를 보고 자동차 책을 가지고 오기 시작함



중요한 것은 비록 어린아이들이지만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한 분야가 생기면 책 읽기는 한결 쉬워진다. 그 이유는 당연하게도 재미가 생기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4개의 동글동글한 바퀴로 굴러가는 [자동차]라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던 아이가 자동차는 탈것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된다(과학). 이 탈것들은 사람이 만든 것인데(인물) 발명되기 이전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도 알게 되고 그 이후에는 얼마나 편리해졌는지도 알게 된다(역사). 편리하기는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는 것을 배우기도 한다(환경). 실제로도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도로에 수많은 자동차를 보게 되면서 아이는 왜 이렇게 자동차는 다르게 생겼는지 궁금해하기도 한다.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를 알려주는 책, 그 회사의 엠블럼, 어느 나라 자동차 회사인지 알려주는 책도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세계 각 나라의 이름도 알게 된다(세계문화). 자동차에 문외한인 나도 아이 책을 읽어 주며 알게 된 자동차가 한둘이 아니다.


아이가 자동차 덕후가 되면서 집에 있는 책장을 모두 헤집고 다니며 표지에 자동차가 그려진 책이란 책들은 다 꺼내 왔다. 그 덕분인지 집에 있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별 어려움 없이 함께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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