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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J Jul 30. 2019

[17] 문재인의 거북선 : 러시아,중국의 영공 침범

- 일반인 시선의 정치사회 에세이 '우리는 개돼지가 아닙니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 7월 23일 오전, 러시아와 중국의 군용기가 우리나라의 방공식별구역 '카디즈'를 침범했다. 다시 말해, 두 나라의 군용기가 우리나라의 영공을 침략한 것이다.

특히 러시아 군용기 1대는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했고, 우리나라 공군 전투기가 경고 사격을 하며 대응할 정도의 위험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무대에서 얼마나 동네북이 되었는지, 그 날의 상황을 간략하게 요약해보도록 하겠다.


(1) 오전 6시 44분, 중국 군용기 두 대가 카디즈를 넘나들며 이어도 주변을 지나갔다.

(2) 8시 20분, 중국 군용기 두대는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통과해 동해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갔다.

(3) 8시 33분, 중국 군용기들이 러시가 군용기 두 대와 합류했다.

(4)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총 4대가 울릉도 주변 카디즈에 함께 진입했고, 9시 4분쯤 카디즈를 이탈하며 남쪽으로 동해를 빠져나갔다.

(5) 9시 9분, 러시아 군용기 한 대가 동해로 들어온 뒤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6) 우리나라 공군 전투기가 경고 사격을 했고, 독도 영공을 침범했던 러시아 군용기는 카디즈를 떠났다.

(7) 9시 33분, 러시아 군용기 한 대가 또다시 독도 영공을 침범했고, 우리 전투기가 경고사격을 하자 9시 37분쯤 독도 영공에서 빠져나갔다.


동네북도 이런 동네북이 없다.

심지어 러시아와 중국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초강대국들이자, 우리나라의 최우방 동맹국인 미국과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는 두 나라의 대한민국 영공 침범은 정말로 심각한 사건이다. 이 사건이 얼마나 심각한 사건인지 감이 안 온다면, 다른 국가들의 이름을 대입해 보시기를 권한다.


"일본의 군용기가 우리나라 독도 영공을 두 차례나 침범하는 일이 발생했다"

"북한의 군용기가 우리나라 연평도의 영공을 침범했고, 우리나라가 대응 사격을 실시했다"


만약 지금과 같이 반일 감정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일본이 이런 일을 벌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문재인 정부의 스탠스라면 그야말로 전쟁을 선포하지 않겠는가? 민정수석과 같은 자가 '죽창을 들고 뛰어나가자'고 죄 없는 국민들을 선동할 것이고, 민주당의 최재성 같은 질 낮은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이여, 의병이 되어 일본을 무찌르자'며 죄 없는 국민들을 완전 무장시킬 것이다. 정작 자신들은 특별히 피해 보는 것도 없으면서 말이다. '수출 규제'에도 저런 말이 나오는 정부인데, '군용기의 영공 침범'이라면 얼마나 미쳐 날뛸지 눈에 뻔히 보이지 않는가?


<출처 : 중앙일보>

과연 청와대의 대응은 어땠을까? 하나씩 살펴보겠다.

청와대는 다음날인 24일, '러시아가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아주 재밌다. 청와대 윤도한 소통수석은 주한 러시아 대사관 측이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라는 입장을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힌 것인데, 이 정부는 도대체 국민들을 얼마나 하찮게 취급하고 있는 것인가?


서두에 언급한 사건 일지만 보더라도 이 발표가 얼마나 수준 낮은 것인지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오전 6시 44분부터 기기가 오작동되어 9시 37분까지 무려 3시간 동안 360발의 경고 사격을 얻어맞을 때까지 그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걸 믿으라는 것인가? 심지어 최강의 국방력을 갖추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이 그런 실수를 했다는 것인가? 이렇게 발표하기로 결정한 청와대도 나쁘지만, 이런 수준 낮은 발표를 '국민들과 소통해야 할' 소통수석이라는 자가 했다는 것이 더욱 개탄스럽다.


<출처 : 뉴시스>

더욱 심각한 것은 청와대의 발표가 있던 날, 러시아가 청와대의 발표를 정면 반박했다는 사실이다.


주한 러시아 대사관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항공우주군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 측에 공식 사과하지 않았다. (청와대의 발표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는 같은 날, “자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오히려 한국 조종사들이 자국 군용기의 비행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비전문적인 비행을 했다”는 내용의 공식 전문을 국방부에 보냈다. 오히려 '한국 전투기가 러시아 항공기를 위협하는 위험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자국 군용기가 위협당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어쨌든 러시아는 대한민국의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원익 국방부 국제정책관은 25일, 니콜라이 마르첸코 러시아 공군 무관 및 세르게이 발라지기토프 해군 무관 등 주한 러시아 무관부와 실무협의를 갖고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문제를 협의했다. 여러 가지 증거자료를 통해 영공 침범 사실을 확인시키는 동시에 러시아 측의 잘못된 발표를 정정하기 위한 절차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글을 작성하고 있는 7월 30일까지도 특별한 결과는 없는 상태이며, 언론과 대중의 관심도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출처 : 뉴시스>

이 사건이 더 심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청와대와 군 당국, 여당의 대응이 너무 약하기 때문이다.

합참 관계자는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의도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아직까지는 의도나 왜 침범했는지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청와대 관계자 역시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그쪽에서도 상황 파악을 해서 왜 그렇게 한 것인지, 의도를 갖고 한 것인지, 조종사 실수인지 파악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러시아와 중국의 군용기가 우리의 영공을 무단으로 침범했다는 사실이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없으며, 그 이유가 무엇이 됐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옳다. 이 의견에 대해 그 누가 부정할 수 있겠는가?


일본의 수출규제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인사들을 친일파/쪽바리/토착왜구/매국노로 몰아세우며, 국익을 위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들을 싸잡아 나라 팔아먹는 자들로 치부해버리는 '애국 시민들'께 묻고 싶다. 다음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 대답해보시길 바란다.


반중, 반러 운동은 안 하실 계획입니까?

중국산 제품들에 대한 불매운동과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여행 보이콧 선언 안 하실 겁니까?

이 정부가 일본에게 '엄중 경고, 강력 대응'할 때 외교적인 이유로 이 같은 행동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보수 우파 국민들을 친일파, 매국노로 규정하셨었죠? 지금 그 정부와 여당이 러시아와 중국에게는 강력 대응은커녕, 이유기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며 신중함을 강조하는데 이 사람들도 친러파/친중파 매국노 맞는 거죠?


일본이 우리에게 주던 '화이트 국가' 혜택을 거둬 들인것 만으로도 일본을 완전히 몰아내야 한다고 하셨는데, 우리나라의 영공을 3시간 넘게 들락 날락거리며 안보, 군사적 위협을 가한 두 나라는 더욱 무서운 행동을 한 거 맞죠? 이 두나라도 완전히 몰아내는 게 맞죠?


일본이 역사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다고 하셨죠? 러시아와 중국이 우리나라에게 해왔던 잔인한 역사들에 대해서는 생각 안 하시나요? 두 나라는 일본이 했던 '그 최소한의 보상'조차 하지 않고, 일언반구 한 마디의 사과도 없던 나라인 것도 아시죠?  그러니까 이 두 나라도 용서 안 하실 거죠?


만약 일본에 대한 현 정부의 스탠스를 지지하고 일본에 대한 보이콧 운동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이 질문들에 대해 모두 'YES'를 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본인이 '선택적 애국 시민'임을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지금 러시아와 중국 같은 강대국들에게 엄중 경고하라던지, '사실상의 전쟁 선포'라며 강력 대응을 하라는 게 아니다. 과거사가 어찌 됐든 현재 한미일 안보 체제의 한 축인 일본이라는 나라에게 동맹국이 아니라고 선언하고, 경제적 혜택을 거둬들이는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는커녕 자존심과 정신 승리만을 추구하는 이 정부가 왜 갑자기 정 반대의 스탠스를 취하는 것이냐고 묻는 것이다. 무서운가? 일본은 만만한데, 러시아나 중국은 너무나도 두려운가? 진정한 애국자라면 우리나라의 영공을 무단으로 침입하는 나라들에 대해서 더 크게 분노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한반도라는 영토에 대해 얼마나 오랜 기간 욕심을 내왔는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출처 : 고민정 대변인 페이스북>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사건이 있던 다음 날, 페이스북에 위와 같은 글을 게시했다.

부산의 시도지사 간담회를 마치고 간 식당이 마침 '거북선 횟집'이었다는 내용이었다.


제 정신인지 심히 의심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12일, 전남 무안에서 열린 ‘전남 블루 이코노미 경제 비전 선포식’ 연설에서 “전남의 주민들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전에 배포된 원고에 없던 내용이었다고 한다.


비로 전날 러시아와 중국이 우리나라의 영공을 무단으로 침범했는데, 청와대의 대변인이라는 자는 여전히 국민들에게 반일감정 프레임 씌우기에 급급하다.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비난조차 못하면서, 안보 위기의식이 고조된 시기에도 '공공의 적' 일본을 겨냥하는 참혹한 현실이다. 꽤 많은 국민들이 이를 보면서 다시 한번 반일감정을 고취시키고, '선택적 애국심'을 꺼내 반일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그들은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 여당의 강력한 선동 능력에 홀려 꼭두각시 인형이 되어 춤추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국민들을 선동하는 자들의 자식들이 과연 유니클로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포털 사이트와 SNS의 반일 운동을 주도하기 위해 소중한 시간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단언컨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국민들을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사상과 이념의 틀에 구겨 넣고 있는 이 같은 현실을 국민 모두가 스스로 깨우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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