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속에서 나를 지켜내기

나의 계약해지 일지 #11

by Note for journey

그 사람과 사무실에서 만나 프로젝트에 대해 첫 대화를 나눴을 때 그 사람과 이러한 방식으로 그 사람과 헤어질 줄 몰랐다. 좋은 제안서로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그렇게 프로젝트가 마치는 때까지 서로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하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리고 문제의 사건이 계속 터질 때에도 이렇게 지리멸렬한 난상토론 끝에 법적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거라곤 예상치 못했다.


매 순간 대응책을 준비하면, 상대는 시나리오를 벗어나는 반응을 보였다. 나와 같은 마음과 처지라고 생각했던 동료들이 하나둘 이 사건에서 제3자처럼 선을 긋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하지 않았음에도 나는 혼자 전면에 나서서 벌어진 일을 수습하고, 피해입은 직원들을 보호하며 결과를 책임져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기 시작했다.



어떤 모양의 끝을 마주할지 예상할 수 없고, 우호적이지 않은 과정을 지나면서 내가 가장 크게 깨달은 교훈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내 자신을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주변에서 충고 혹은 격려라고 말해주는 백 가지의 훈수와 이 일이 왜 이렇게까지 됐느냐며 원인을 파헤지고 싶어하는 이들의 질책 가운데서 나는 나를 지켜내는 일을 포기했다. 아니다. 포기까지 이르지 못할 정도로 내 자신을 놓아버렸던 것이다.

어떤 날은 아침에 일어나며 ‘이까짓 일이 뭐라고 내가 잠식되는 거야!’라며 호기롭게 하루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 날의 마지막 또는 다른 어떤 날에는 만신창이가 된 마음과 정신을 끌고 집으로 들어와 하루를 반추하며 괴로움에 빠지기도 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있다. 일은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이지만, 나는 그렇게 열심히 나를 지켜내고 있다. 그냥 교통사고 같은 것이라고, 내가 특별히 모자라거나 무언가를 잘못해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고 그렇게 나를 붙들어 내 마음이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계속 되돌려 놓는다.


고통과 혼돈의 시간을 지나는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나를 지켜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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