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나는 겨울 바다 부산에 있었다. 숙소는 해운대였고 버스 정거장 이름은 온천사거리였다. 이곳이 온천이 터진 원탕이 있는 곳이라고 했다.
어지간히 물을 좋아해서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 않는 나는 코트를 대충 걸치고 숙소 길 건너 온천으로 갔다.
"비누 있어요?"
매점 아주머니가 고개를 저었다.
"일회용 샤워젤 밖에 없는데. 저 건너편 슈퍼 가요."
탕 앞까지 왔는데 다시 길을 건너가기가 귀찮아 1층 편의점으로 향했다.
비누 코너 앞에서 나는 잠시 멈칫했다.
꽃향, 허브향, 숯비누, 때밀이비누...
집에 비누가 천지인데 갑자기 비누를 사려니까 가격표들이 하나같이 사악하게 느껴졌다. 이럴 땐 행사 중인 비누 중에서 구석에 있는 제일 싼 비누를 집었다. 초록색 투명 포장지.
"이거 오이 비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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