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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오이, 일러스트북을 향해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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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캐릭터와 달리 오이 스토리 일러스트에는 다섯 캐릭터가 모두 들어가야 했다. 오이, 오이할매, 오이 공장 흰 손, 빨랫비누 할매, 회색 수건 소년...


카이님은 우선 서브 캐릭터 수를 물었다.

"다섯 캐릭터 다 필요하신가요?"

"제 생각엔 흰 손은 빼도 될 것 같아요."

"공장 부분에서 한번 나오니까 그래도 될 것 같습니다."

"흰 손이 나오는 부분은 그럼 줌인으로 칼을 강조해 주시고, 흰 손은 프레임 밖으로 빼주세요."


영상제작과에서 10년 넘게 강의를 하고 있는 나나 AI 아트 디렉터인 카이 님이나 영화 용어로 이미지를 소통하는데 어떤 불편함도 없었다.


"노트님, 일단 오이 할머니부터 시작할 건데요, 생각하고 있는 레퍼런스를 주세요."

카이 님이 레퍼런스 기반 프롬프트 작업을 통해 뛰어난 결과물을 도출한다는 것을 오이 캐릭터 디자인 과정에서 보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내가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이미지에 참고가 될 레퍼런스를 최대한 공유하기 시작했다.


레퍼런스는 다양했다. 내가 딸에게 읽어주었던 동화책 전집에 있던 마고할미, 지브리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일본 신화 속 할머니 유바바, 드라마의 강부자나 김용림 등의 할머니 배우, 제주도 신화 인물인 감귤 할머니 등등... 내가 생각한 할머니는 단순히 따뜻한 할머니가 아니라, 생명을 점지하고 지켜주는 강인하고 예지력이 있는 삼신할머니 이미지였다.


오이 팀 셋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대부분 저녁에 수시로 단톡방에 아이디어를 나누었다.

"오이 할매 옷 이건 어때요? 보통 할머니들은 이런 스웨터를 입고 있잖아요."

"맞아요. 그런데 왜 할머니들 스웨터는 회색인지 아시는 분?"

"ㅋㅋ 같은 스웨터를 돌려 입는다에 한표!"

피곤할 때면 썰렁한 유머가 비타민이었다.

"머리는 단발로 풀까요?"

'아니요. 할머니들은 짧은 파마 아니면 이렇게 대충 쪽머리를 해요. "

서브 캐릭터를 위해 밤늦게 단톡방이 시끌벅적했다.


며칠 후 카이님의 서브캐릭터 버전1이 도착했다.

"빨래 할매는 이렇게 만들어봤습니다. 의견 주세요."

"좋긴 한데, 옛날 조순 서울시장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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