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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트폴리오 Nov 02. 2022

서체에 ‘나’라는 브랜드를 녹이는 법

hobinki sans typeface & personal brandin

18만 창작자 회원이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는 매주 발행되는 뉴스레터를 통해 노트폴리오 픽으로 선정된 작업의 창작 과정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만약 레터를 구독하고 싶으시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서체에 ‘나’라는 브랜드를 녹이는 법

hobinki sans typeface & personal branding by 기호빈

창작자라면 누구나 관심있을 ‘퍼스널 브랜딩’.
그래픽 디자이너부터 일러스트레이터까지 ‘나라는 창작자다운 무언가’를 시각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텐데요!  

만약 오늘도 나다운 브랜드를 고민하고 계셨다면 퍼스널 서체 제작을 시작으로 나만의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해간 기호빈 디자이너님의 인터뷰를 확인해보세요.


관심을 시도로 이어가는 디자이너 기호빈

안녕하세요, 디자이너 기호빈입니다. 패키지와 브랜드 디자인을 중심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회사에 소속된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생 시절부터 영문 서체를 만드는 것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 다양한 시도를 하곤 했어요. 물론 당시에 만든 서체들은 완성도가 너무 낮아 볼품 없었지만 그래도 학생 시절부터 꾸준히 시도하고 작업하곤 했는데요! 그 경험을 발판삼아 인하우스로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동안 ‘Scale-Typeface design’와 ‘hobinki sans’라는 2개의 퍼스널 서체를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좌) ‘Scale-Typeface design’ / (우)‘hobinki sans’


퍼스널 브랜딩의 필요성

저는 낮에는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퇴근 후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외주 작업을 겸하고 있어요. 외주 작업을 시작하던 초반에는 외주 작업을 위한 별도의 매뉴얼을 갖추지 않았었어요. 견적서를 포함해 작업 진행에 필요한 서식들을 대충 형태만 지켜서 보내드리곤 했었죠. 그러던 중 ‘아무리 전업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아니라지만 클라이언트에게 너무 개성없이 다가갔던 게 아닌가?’라는 고민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 고민으로 인해 저라는 디자이너를 대표하는 퍼스널 브랜드 ‘hobinki werkspace’ 브랜딩을 시작하게 되었고, 브랜딩을 위한 첫 작업으로 영문 서체인 ‘hobinki sans’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퍼스널 브랜딩을 위한 서체

‘hobinki sans’는 서식에 사용하기 위한 영문 서체로 기획되었지만 동시에 퍼스널 브랜딩의 일부로써 의미를 갖기 위해 형태적 개성이 분명히 해야 했습니다. 만약 무난하게 쓸 본문용 글자를 만들 거면 이미 잘 만들어진 서체가 많기 때문에 굳이 힘들게 폰트를 만들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다양한 서식에 쓰기 좋으면서도 확실한 개성을 가질 수 있는 형태적 특성을 찾기위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작업에 앞서 레퍼런스를 찾아보며 기존 만들어진 개성있고 잘 만들어진 서체들과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초기 기획 의도와 레퍼런스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hobinki sans’의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연결되는 획의 굵기마다 강한 대비감을 주어 산세리프 서체이지만 세리프 서체가 가진 형태적 특징을 표현하여 서체에 개성을 부여했습니다.



내가 서체를 만드는 이유

‘hobinki sans’ 서체보다 일 년 앞서 작업했던 ‘Scale-Typeface design’은 디자이너로서 실무에서 일하며 개인 작업으로 처음 완성했던 서체예요. 개인 작업도 할 겸 ‘강렬한 세리프 서체를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생각 정도로 시작해 가볍고 재밌는 마음으로 제작했었어요. 디스플레이용으로 단일 무게만 작업했었고요.


‘Scale-Typeface design’
‘hobinki sans’ 패밀리


반면에 ‘hobinki sans’ 서체는 퍼스널 브랜딩과 외주를 위한 매뉴얼 제작에 필요한 서체를 만들고 싶은 의도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재미보다 고민이 더 많았어요. 처음으로 패밀리 서체를 제작을 시도하기도 했구요.

하지만 작업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고민 덕분에 이전에 비해 폰트 작업을 효율적으로 하는 스킬을 익힐 수 있었고 원하는 형태를 살리면서도 흐름을 깨트리지 않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퍼스널 브랜딩 경험의 가치

브랜드명인 ‘hobinki werkspace’엔 사실 큰 의미를 담지는 않았는데요! ‘werk’라는 단어는 독일어로 ‘일’이라는 뜻과 함께 ‘창작’, ‘활동’을 말하는 단어이기도 해요. 그 의미들이 좋아서 제 이름과 공간을 의미하는 단어 ‘space’를 더해 ‘호빈키라는 사람이 창작 활동을 하고 일을 하는 공간’이란 의미를 나름대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hobinki sans’가 적용된 브랜드 어플리케이션


‘hobinki sans’ 작업을 포함해 퍼스널 브랜딩을 위한 다양한 디자인을 경험한 뒤에 작업 이전과 이후의 확실한 차이를 경험했어요.

이전에는 외주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내가 프로 디자이너가 아닌 거 같은 느낌이 들곤 했고, 디자이너로서 개성이 없는 것 같다는 고민을 하곤 했지만, 퍼스널 브랜드가 만들어진 후부터는 견적 과정 등을 포함해 클라이언트와 소통할 때 이전보다 더욱 전문적인 1인 스튜디오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디자인을 혼자 진행했던 작업인지라 개인적으로 완성도에 아쉬움이 남지만 실제로 많은 도움을 얻었던 경험이어서 저에게는 굉장히 의미있는 프로젝트였습니다.



‘hobinki workspace’ 브랜드 아이덴티티


인하우스 디자이너가 외주 작업까지?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회사의 일을 하며 동시에 개인 외주 작업을 겸하려면 사실 작업을 많이 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센스가 좋거나 작업을 빠르게 하는 스타일도 아니어서 작업 시간이 확실히 확보가 되어야 하거든요.

클라이언트 분들도 제 상황을 아시고 의뢰를 주시긴 하지만, 저도 제 상황에 상관없이 원하는 완성도를 보여드리겠다고 안심을 시켜드리고 작업을 하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정말 디자인에 시간 투자를 많이 할 수 밖에 없어요. 그렇다 보니 건강한 삶을 추구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주말에도 밤을 새우기도 해요. 외주라는 게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곤 하니까요!

지금은 감사하게도 일을 맡겨주시는 분들이 많아져 개인 작업은 못하고 있는데, 여유가 생기면 또 다른 개인 작업도 이어가고 싶습니다.



환경을 이겨내는 창작자의 힘

모든 일이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디자인이라는 일이 많은 수정과 피드백에 비해 그만큼의 보수가 보장되는 직업이 아니다 보니 디자인을 좋아하는 마음이 없으면 일을 계속 하는 게 참 힘든 것 같아요.

그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작업하고 고민하는 동료 창작자분들이 참 존경스럽고 멋지다고 항상 생각합니다. 또 그런 분들의 작업을 보며 저도 많은 자극을 받고 있고요. 이번 인터뷰를 읽어주신 동료 창작자분이 있으시다면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작품들 많이 만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별거 없는 제 작업물에 좋은 피드백 남겨주시고 이렇게 인터뷰 제안까지 해주신 노트폴리오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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