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기와 이별

by 김용현

난 한글이 귀엽다.

쓸 때보다 말할 때 입체적이다.

제주 애월읍.

입모양을 옆으로 위로 벌리고 오므린다.

그러면 짠내가 혀를 적신다.

바람이 치아에 닿는다.

여름부터 시작한 수소자동차 기술서적의

책 쓰기를 겨울에 마쳤다.

힘들었다.

그때마다 난 입으로 '제주 애월읍' 지껄였다.

이제 책은 세상으로 나아간다.

난 세상으로 떠나보낸 책의 뒷모습을 본다.

그리고 새로운 저술을 시작한다.

금요일 늦은 오후 친구를 불러낸다.

소주를 마신다.

떠나간 책과 다가올 책 사이에

난 놓여있다.

겨울 해가 짧다.

이별한 책의 그림자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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