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재미있는 질문을 하나 접했습니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커피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은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어떤 분께서 ‘루왁 커피 같은 경우 사향고양이가 커피를 먹은 똥으로 만든다던데, 반려동물은 왜 커피를 먹으면 안 되는 걸까요’ 하는 질문을 하시더군요. 여기에는 몇 가지 오해가 있습니다.
우선 사향고양이는 엄밀히 말해 고양이가 아닙니다. 고양이는 분류학적으로 식육목 고양잇과에 속해있지만, 사향고양이는 식육목 사향고양이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실제 사진을 보더라도 고양이라기보다는 너구리나 족제비와 같은 외형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로 사향고양이는 커피를 먹는 것이 아닙니다.
커피나무에서 자라는 열매를 먹고, 그 속의 커피 씨앗(생두)를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배설하는 것이지요.
문제는 커피 씨앗(원두) 속에 들어 있는 카페인 성분입니다.
카페인은 화학적으로 메틸잔틴 그룹에 속하며, 메틸잔틴은 반려동물이 섭취할 경우 용량에 따라 중독 증상을 유발합니다.
구토 설사, 흥분, 이뇨, 심혈관계 이상 증상을 보이게 되며 과량을 섭취할 경우 폐사에 이르기도 합니다.
이 메틸잔틴 그룹에 속한 유명한 물질 가운데 테오브로민도 있습니다.
'어라, 테오브로민?'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커피와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이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인 초콜릿에 다량 함유된 물질입니다.
카페인과 테오브로민은 화학적으로도 아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고, 생체에서 유사한 작용을 일으키게 되죠.
따라서 반려동물에게는 커피를 주셔서는 안 됩니다.
덧붙여, 고가에 거래되는 루왁 커피의 생산을 위해 야생 사향고양이의 분변을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사향고양이 농장을 세워 우리에 가둬놓고 억지로 커피 열매를 먹이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고 합니다.
이름난 커피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다시 생각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 본 콘텐츠는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가 노트펫에 기고한 칼럼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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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승연 <ksy616@inb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