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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트펫 Apr 26. 2019

"우리 집 강아지 머리가 삐딱해요!"

전정기관 증후군  


사진=Fotolia(이하)

전편의 헤드 트레머(Head Tremor)가 머리를 '떠는' 증상이라면, 이번에는 머리가 '기울어지는' 증상을 가지는 질병을 소개해 드립니다.  


우리말로는 특발성 전정기관 증후군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은 이디오패틱 베스티뷸러 신드롬(Idiopathic Vestibular Syndrome)입니다.  


이 질병은 전정기관 장애의 한 형태입니다. 일단 전정기관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 드려야 할 것 같네요.  

전정기관이란 쉽게 말해 평형감각에 관련된 신체 기관들입니다. 신체가 상하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것을 감지해서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균형을 잡는다는 건 일상생활을 위해 기본적인 능력이지만, 사실 의학적으로 보면 감각기관, 신경, 두뇌, 온몸의 근육들이 관여하는 복잡한 작용이기도 합니다. 


이 중에서도 균형을 인식하는데 핵심적인 기관들을 전정계 (Vestibular system)라고 부릅니다. 


여기에는 귀의 안쪽에 위치하는 기관들인 반고리관(Semicircular Canals), 전정신경(Vestibular Nerve), 뇌에 있는 전정신경핵이 포함되는데요. 


우측 상단에서 전정기관들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영어를 보기만 해도 어지러우시다고요? 그건 전정기관의 문제가 아니랍니다.


이런 기관들의 어딘가에 문제가 생겨서 생기는 증상들을 전정기관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균형을 인식하는 기관에 문제가 생겼으니 균형감각에 관련한 증상이 발생하겠죠? 


어느 한쪽으로 고개나 눈동자가 기울어지거나, 한 방향으로만 쓰러지거나 잘 걷지 못하는 증상들을 보이게 됩니다. 

전정기관 증후군의 전형적인 증상들인 사경(Head tilt), 안구진탕(Nystagmus) 입니다. (www.vetbook.org 캡처)

물론 이런 증상들은 내이염이나 뇌졸중, 호르몬 질환, 종양, 외상, 감염 등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반려동물에게 발생하는 전정기관 증후군은 대개 갑작스럽게, 원인을 알 수 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네, 특발성이라는 거죠.  


특발성이 대부분 그러하듯, 여러 검사에도 불구하고 근본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 특별한 치료법은 없습니다.  


다만, 갑자기 발생한 특발성 전정기관 증후군은 어지러움으로 인한 구토와 영양불균형 등에 대해 적절한 보조치료를 하면 수 주 내로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편의 헤드 트레머와 비슷하죠?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본 콘텐츠는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가 노트펫에 기고한 칼럼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에디터 김승연 <ksy61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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