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월인 아들이 요새 버겁다. 엄마인 내가 자기를 놔두고 밖에 볼일을 보러 잠시 나가면 서운한 마음에 자동차를 집어던진다. 아빠가 타이르면 아빠에게 화풀이하며 손으로 아빠를 때린다. 그럼 우리 부부는 "하지 마!", "안 돼!"를 소리친다. 보통 아기들은 이맘때 '하지 마'와 '안 돼'라는 말을 알고 하던 행동을 멈춘다던데, 우리 아들은 그 말을 듣고도 계속 분풀이다.
자기 분이 풀리지 않으면 머리를 매트바닥에 찧는다. 우리 부부는 처음에는 말렸으나, 이런 행동이 반복되자 나중에는 모른 척했다. 그러자 자신의 행동을 멈추고 속상한 얼굴로 우리를 쳐다본다.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할 수만 있다면 엄마는 널 놔두고 멀리 떠나는 게 아니라고, 엄마는 널 절대 떠나지 않을 거라고 이 상황을 이해시켜 줄 텐데.
아이가 밥을 먹다가 숟가락을 집어던진다. 밥알들이 흩어져 벽지, 바닥, 테이블까지 날아가 착! 하고 붙는다. 그것도 모자라서 물을 먹다가 부르르르~르르 하며 장난을 치거나 입에 머금고 있는 물을 왈칵 뱉어버리기도 한다.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다면 밥이 맛이 없는 건지, 아님 먹기 싫은 건지, 그냥 심심해서 하는 행동인지 알 수 있을 텐데.
같이 놀 때 아들은 끊임없이 옹알이한다. 옹알이가 그전에는 프랑스어처럼 들렸는데, 요즘은 베트남어처럼 들린다(너 몇 개 국어를 하는 거니?). 끊이지를 않는 옹알이 속에는 무슨 의미가 담겨있는 걸까.
같이 놀아줘서 너무 행복해요?
자동차 바퀴가 빠져서 속상해요?
다른 장난감 가지고 놀고 싶어요?
옹알이를 통역해 주는 기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아이의 요구사항을 좀 더 잘 들어주고 섬세하게 보살펴줄 텐데.
이 생각은 아들이 어렸을 때도 똑같았다. 행동으로 표현조차 하기 어려운 갓난아기 시절, 그저 울음만으로 모든 걸 표현하는 아기를 보며 배가 고픈 건지, 기저귀가 젖어 불편한 건지 몰라서 발을 동동 구르며 울음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 고군분투했다.
아이의 울음을 통역해 줄 수 있는 기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아이가 말을 할 때도, 사춘기가 찾아와도 똑같겠지. 말로 표현하더라도 아이는 부모가 자신에게 어떤 존재로 다가오느냐에 따라 그 표현 방식이 달라짐을 난 알고 있다.
아이가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자신이 표현하는 언어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게 할 수 있는 엄마가 될 것인가? 아님 아이가 언어 뒤에 숨어 감정을 삼키고 자신의 생각과는 반대로 말하게 하는 엄마가 될 것인가?
엄마는 아이의 언어를 해석하고 본심을 파악할 수 있는 통역가가 되어야 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