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난임병원을 방문하다

by 은진

아들을 시험관 시술로 낳았다. 시험관 시술을 쉽게 말하자면 남성에게서 정자를, 여성에게서 난자를 채취해 체내가 아닌 체외에서 수정시켜 배아를 만든 후 다시 여성의 자궁 속으로 넣는 것을 말한다.


2023년 시험관 시술을 진행하며 배아가 두 개 남았다. 그리고 그것을 얼린 동결배아를 보관해 놓았었다.


그리고 2026년. 둘째를 가지기 위해 오래간만에 다시 병원을 방문했다. 병원의 분위기는 다르지 않았다. 바뀐 것이라곤 '○병원 센터 중 임신성공률 1위'라는 글자가 전광판을 지나가고 있었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좀 더, 아니 더 많았다. 초음파 검사를 하기 위해 2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진료실에서 또 대기했다.


처음 시험관 시술을 했던 2020년은 지금처럼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그땐 정부지원이 많이 되지를 않았다. 월급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뭔가 지원을 받으려면 소득에 걸려서 지원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지원이 확대되면서 2023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난임치료를 받는 부부의 수가 증가하는 것이고 정부에서는 저출산 대책으로 난임시술 지원을 확대한 것이다.


"오래간만에 오셔서 설명을 좀 드릴게요."


그전에 지겨울 정도로 드나들었던 곳이 3년 지났다고 다시 낯설어서 어디부터 가야 할지 몰랐다. 초음파 검사를 대기하며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이번에 시술에 실패해서 만약 동결배아를 다 쓰면 어떻게 하지?'

'실패하게 되면 나는 또 시험관 시술에 도전할 것인가?'

'어째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 같냐. 지원이 더 확대되었나? 아님 난임부부의 수가 더 증가한 것인가?'


병원에는 많이 다녀서 익숙하게 대기하는 사람, 처음 와서 안내를 받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사람 등 다양했지만 표정과 행동은 한결같다. 다들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굳은 얼굴로 대기하는 모습다.


다들 나와 같은 마음이겠지. 물론 나는 첫째를 얻었기에 조금은 덜 조급하지만 간절함은 그들과 같다.


첫째를 얻고 나면 시험관 시술을 진행하며 느꼈던 힘듦, 외로움은 더 이상 생각나지 않는다. 아, 물론 둘째를 시도하려고 하면 그때의 힘들었던 기억이 나서 겁이 나고 주변에 시험관 시술에 질려 더 이상 둘째를 갖지 않는 사람도 있긴 하다. 히지만 첫째를 키울 때의 그 행복함은 시험관 시술로 지친 몸과 마음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혹시 지금 시험관 시술로 힘겨워하는 이가 있다면 안아주고 토닥토닥 위로해주고 싶다. 그리고 언제 끝날지 모를 긴 터널을 지나고 나면 앞에 뿅! 하고 아기천사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자식이란 그런 것이다. 이를 위해서라면 바늘로 자신의 배를 수십 번 찌르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고통을 겪더라도 기꺼이 감내해 내는 것, 그리고 그렇게 얻은 아이의 웃음 한 번에 다 녹아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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