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은 현재 20개월이다. 아들한테 뽀뽀를 받고 싶어서 20개월 전부터 뽀뽀를 가르쳤다.
내가 먼저 뽀뽀해 주고 그다음 아들에게
"엄마 뽀뽀해 줘."라는 식으로.
아들은 머쓱해하며 뽀뽀를 해주지 않았다. 이런, 20개월도 안된 아기가 뽀뽀를 부끄러워하다니.
언젠가부터 엄마인 나에게 뽀뽀를 해주기 시작했다. 아빠도, 할머니도 아닌 엄마 한정으로. 다른 사람이 뽀뽀해 달라고 하면 도망갔다.
"엄마 뽀뽀."
그러면 아기는 쪽-! 도 아닌 뺨에 입술을 갖다 대는 것이다.
처음 뽀뽀를 받았을 때 그 감격이란! 내가 낳은 사랑스럽고 작고 소중한 생명체가 하는 최대로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니!
그러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고 웃음이 새어 나오며 탄성이 나온다.
"에히~"
시간이 지나 20개월이 되었을 때는 아빠에게도, 할머니에게도 뽀뽀를 하게 되었다. 오래간만에 보는 이모도 기억하여 뽀뽀해 준다고 간다.
남편은 경상도 남자로 표현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이다. (모든 경상도 남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일반화의 오류랄까.)
나도 경상도 여자로 남편과 비슷하다. 그렇다고 표현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뽀뽀할 때 머쓱해한다.
아, 그러고 보니 우리 아들은 엄빠를 닮았구나. 마음에는 한가득 사랑이 있는데, 이것을 표현하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이틀 전이었다. 남편과 내가 소파에 앉아 있는데, 남편이 뽀뽀를 해주었다. 그걸 보고 있던 아들이 나에게 터벅터벅 걸어온다.
그리곤 한쪽 뺨에 입술을 갖다 댄다. 아들은 아빠가 엄마에게 사랑을 표현하자 자신도 표현하고 싶었던 건지, 그냥 별생각 없이 따라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뭐든 상관없다.
두 남자에게 뽀뽀를 받았을 때의 행복감이란 형언할 수가 없다. 나에게도 이토록 사랑이 흘러넘치는 가정이 있다니 신기하기도 하다.
결혼 10년 차로 8년 차 때 아기를 처음 가졌는데, 아들을 얻기 전과 얻기 후의 세상은 마치 새가 알을 깨고 나온 것처럼 완전히 다르다.
그 전의 삶이, 그리고 남편과의 관계가 무미건조했다면 지금의 삶은 윤택함 그 자체다.
1일 1 뽀뽀로 내일도 나는 "엄마 뽀뽀"라고 말하며 아들의 뽀뽀를 받고 있겠지.
진정한 행복이 뭔지 잘 모르고 살았던 나인데 요즘 들어 행복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