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나라>

우리가 서로를 미워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by 아무것도아닌




『젊음의 나라』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지만, 읽다 보면 이건 미래라기보다 이미 도착해버린 지금의 이야기다. 초고령사회, AI에 의한 일자리 대체, 청년 세대의 막막함까지. 모든 것이 익숙하고 선명하게 다가온다.



주인공 유나라는 내년이면 서른이 된다. 서먹한 엄마, 형편상 함께 사는 룸메이트 외엔 마땅한 관계도 없다. 그나마 다니던 호텔에서도 AI에 밀려 해고된다. VR로 ‘시카모어 섬’을 즐기던 어느 날, 문득 자신이 배우를 꿈꾸고 있었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그 꿈을 좇아, 시카모어와 MOU를 맺은 복지시설 ‘유카시엘’에 입사하게 된다.



유카시엘은 노인 복지 공간이지만, 등급에 따라 계층이 철저히 나뉘어 있다. A유닛은 부유한 노인들의 낙원이지만, 아래로 갈수록 환경은 열악하고 통제는 강해진다. 유나라는 시카모어 입사를 위해 모든 유닛을 체험하며 각기 다른 삶의 무게를 마주하게 된다.




사람은 세상을 향해 손을 뻗고 싶어한다는 사실입니다.

소중했던 기억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혹은 전혀 낯선 이에게까지도.

사람들은 손 내미는 걸 멈추지 않아요. 나라는 존재가 결코 혼자가 아님을 확인받으려고.




처음엔 그녀도 확신했다. 절대 노인이 되고 싶지 않다고. 쓸모없어진 노인들은 외면해야 한다고. 하지만 노인들과의 만남 속에서 점차 인정하게 된다. 그들 또한 한때 젊었고, 자신처럼 꿈을 품은 사람들이었음을. 그리고 늙는 건 결국 자신에게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현실에서도 그렇긴 하지만 소설 속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노후는 극명하게 갈린다. 죽음조차도 돈 있는 자들만의 권리가 된다. 평온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건 중산층 이상뿐. 가난한 노인은 고통 속에서 죽음을 기다려야 한다. 그들에게 유일하게 남은거라고는 삶 하나 뿐인 것이다. 청년의 입장에서 보면, 그런 노인들은 빨리 사라져야 할 존재로 치부되기도 한다. 사회에 기여 없이 자원만 소모하고 불만만 쏟아내는 존재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난은 누구에게나 갑작스레 들이닥칠 수 있다. 성실하게 살아도, 아껴 써도, 어느 날 한순간 그렇게 될 수 있다.



사랑받지 못한 이들이 늙고, 늙은 이들은 더욱 사랑받지 못하는 세상은 누구에게도 안전하지 않다.


한쪽을 경멸한다고 해서 다른 쪽이 나아지지 않는다. 서로에 대한 혐오가 쌓일수록, 함께 살아가는 미래는 더 멀어진다. 지금의 갈등을 어떻게 좁혀나갈 수 있을지, 이 소설은 조용하지만 단단한 질문을 건넨다. 용기를 내어 서로를 이해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진다면, 희망은 등불처럼 길을 비출 것이다.


간절함은 언제나 길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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