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서 배울 점

격려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by 이지원

제주 소재의 모 다함께돌봄센터에 재직 중인 사회복지사입니다. 저는 아이들과 매일매일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 수가 많지 않아 우리 아이들의 특징과 성격을 파악하기 아주 좋아요. 하나도 같지 않는 아이들이 한 곳에서 만나 활동하는 것을 선생님의 눈으로 바라볼 때면 가르쳐줄 게 많지만 아이들을 통해서 통찰하고 배워가는 일이 참 많습니다.


어릴 적(스무 살(?)) 적었던 노트에는 호기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겠다는 다짐은 20살이라는 나이가 꽤나 들어 보여서 더 순수하게 삶을 바라봐야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지금 보니 그 다짐을 잃어갈 때쯤 다시 한번 그 글을 마주치게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하하


오늘 수업 시간에 OO이가 조용히 앉아 집중하고 있었는데요. 의자에 등을 곧게 붙이고, 선생님 눈을 바라보며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단정해 보여서. 나는 석으로 질 좋은 칭찬의 말을 찾다 결국 무심한 듯 “오늘 집중을 참 잘하는구나” 하고 흔한 칭찬의 말을 내뱉어버렸지 뭡니까. 근데 그 말이 공기 중에 가볍게 떨어지는 순간, 아이의 눈이 반짝했다 마치 방 안 어딘가에서 작은 스위치가 켜지는 것처럼 반짝이는 게 아니겠어요? 그리고 수업 내내 OO 이는 솔선수범한 모습을 끝까지 보여주다가 귀가하였습니다. 아이의 모습을 보며 저의 칭찬이 마치 아이에게 다음 일을 해낼 수 있는 양분이 된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에게선 그런 투명함이 종종, 아주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게 신기해요. 칭찬을 받으면 기운이 위로 떠오르고, 격려를 들으면 표정이 맑아지는 모습은 아이들 없는 곳에선 흔하지 않을 것이라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투명함을 바라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른에게 칭찬을 건넬 때와는 다른, 조금은 묘한 온도로 말이죠. 물론 나는 거짓말을 해서 칭찬을 꾸미는 사람이 아니고요. 다만 마음속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온 말이 아이에게 닿고, 그것이 차분한 파동처럼 나에게 되돌아올 때,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이 환해지는 그런 자연스러움이 좋습니다. 여기서 스킬풀함은 인위적이잖아요. (MBTI : NF성향)


그래서 오늘은 문득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아이들은 의심을 쉽게 배우지 않는다는 것을요. 마음의 문을 미세하게 열어두고, 들어오는 빛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을요. 나는 오늘 그 점을 배우고 싶었어요. 저의 삶에는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중에는 배신과 시기, 질투, 그리고 몇 겹의 의심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오늘 우연히 마주친 아이의 시선을 놓치지 말자는 글과 함께 우리 센터 아이가 켜 준 그 작은 스위치 같은 빛을 조용히 내 안에 두고 싶어요. 어쩌면, 아주 잠깐이지만, 내가 잃었다고 생각했던 무언가가 다시 나를 찾아온 것 같았기 때문일 거예요.


아이들과 함께 무언갈 할 때면 격려가 필요합니다. 칭찬도 너무너무 중요하지요. 저는 미숙한 어른이라 아이들의 효능감을 단숨에 끌어낼 ”스킬풀“한 칭찬이 서투릅니다. 그럼에도 저의 마음을 믿어주고 의심하지 않는 아이들이 참 고맙고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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