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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란결 May 09. 2024

[1편] 에이전시에서 디자인 시스템 만들기

에이전시도 디자인 시스템이 필요해요

에이전시에서의 하루는 빠르게 지나갑니다. 오전에는 A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점심에는 B프로젝트 미팅을 준비해야 오후에 C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출근을 준비하죠. 한창 디자인시스템에 관한 글이 많이 올라오던 때가 있었는데요. 관련 글을 읽으며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디자인 시스템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로그인은 매번 만드는 건데.. 우리도 디자인 시스템 같은 게 있으면 편하겠다."


전혀 다른 분야의 프로젝트들을 진행하지만 공통점은 있습니다. 바로 로그인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인데요. 그 외에도 공통으로 쓰이는 요소가 있다 보니 프로젝트 콘셉트는 다르더라도 겹치는 부분은 디자인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자인 시스템 만들까요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전체 인력이라고 해봐야 1n명 남짓의 인원이 전부였습니다. 팀원들은 바쁜 스케줄과 반복작업에 지쳐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솔루션에 공감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고, 회의를 통해 디자인 시스템의 목적과 방향성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었기에 시작할 수 있었는데요. 기존의 인하우스에서 제작하는 규모가 아닌, 에이전시의 기준으로 재정의가 필요했습니다. 서비스의 일관성보다는 반복잡업을 줄여 시간을 확보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디자인 시스템이란 저 혼자 사용하는 것이 아닌 팀원들과 공유하는 것이기에 모두가 같은 목표와 방향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목적과 행동이 요구되는지를 설명하고 당시 사내 브랜딩의 Core value에 맞춰 원칙을 뽑았습니다.


원칙은 우리가 디자인 시스템을 제작하면서 꼭 지켜야 하는 규칙입니다. 원칙을 세우지 않을 경우 디자인 시스템을 제작하는 목표를 잊고 완성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잡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무거워서도 안됩니다. 기존의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디자인 시스템을 위한 시간도 확보해야 했기 때문에 팀원들이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무겁지 않도록 기존의 사내 브랜딩을 참고하여 진행했습니다.




중요도가 낮은 반복작업 골라내기

촘촘하게 시스템을 제작할 경우 디자인이 개성 없이 복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코어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반복되는 작업을 찾아 분류해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모든 프로젝트에서 기본적으로 로그인이 제작되어야 한다면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를 나열합니다. 그 구성에는 Typography, Button, Input, Icon가 있겠죠. 



고안한 방법은 이렇습니다. 매번 같은 디자인이 제작될 수는 없지만 가이드는 제공할 수 있으므로 틀을 정해두는 것입니다. 규격을 제한하고 그 안의 요소는 프로젝트마다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게요. 자주 쓰이는 컴포넌트의 시스템을 제작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많은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해당 가이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시스템과 컴포넌트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했습니다. Google, airbnb, Carbon 등 이미 제작된 디자인 시스템을 공부하고 디자인 시스템 제작과 관련된 아티클 Socar, pxd을 읽으며 방향을 잡을 수 있었어요.


또한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는 개발자와 많은 소통을 해야 하는데요. 저의 경우에는 개발자가 어떤 방식으로 디자인을 전달받기 원하는지, 어디까지 디자이너가 제작해야 하며 그 외의 개발 영역은 어디인지를 확인하며 간격을 좁히고자 노력했습니다.




잊힌 디자인 시스템

만들기만 하면 끝일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잊혔어요. 처음에는 사용하려고 노력했지만 금융, 교육, 의료 등 분야가 전혀 다른 서비스를 하나의 디자인 시스템으로 제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결국 점점 사용빈도가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차 디자인 시스템은 잠정적으로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방법론이라고 하더라도 주어진 환경에 따라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떨어트릴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좋은 시작입니다. 우리에게 맞지 않으면 어때요. 맞게 변형하고 바꾸면 될 일 아닌가요? 다음 편에서는 실패를 통해 찾아낸 방법과 그로 인해 생긴 효과를 소개드릴게요.








*생각정리에 도움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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