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ゲーテはすべてを言った

by Nous

괴테는 '젊은 베르터의 고통'을 25살에 썼다. 그것도 6주만에. 24세인 스즈키 유이는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를 30일만에 썼다.


대학 시절 '젊은 베르터의 고통'에 푹 빠졌던 사람으로서, 이런 책이 그렇게 어린 사람 손에서 그토록 빠른 시일만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비현실적이라 느꼈다. 불공평하다고도 느꼈다. 여러번 읽으면서도 '어떻게 그 나이에, 그렇게 순식간에?'라는 질문을 멈추지 못했다.


인간 머리속에 들어찬 뇌, 그 뇌로부터 온 몸으로 길게 뻗은 신경, 그 신경과 연결된 근육, 그 근육 중 일부로 인해 움직이는 손. 이들은 평소에는 평범한 활동을 한다. 잡고 싶은 물건을 잡고, 먹고 싶은 음식을 집어들고, 그리고 요즘 사회에서는 주로 스마트폰 액정화면 위를 왔다갔다한다.


하지만, 아주 가끔씩, 아주 드문 사람들에게 불가사의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어느 감각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뇌에 떠오르고 그것을 시작으로 엄청난 연상작용이 전개된다. 손은 그것을 미친듯이 기록한다. 갑자기 뇌에서 무언가가 쏟아져내리고 손은 그것들을 놓치지 않으려 발버둥을 친다. 그렇게 완성품 하나가 탄생한다.


괴테도 '젊은 베르터의 고통'을 그렇게 썼고, 스즈키 유이도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를 그렇게 썼다.


2001년생 스즈키 유이가 쓴 글을 읽으면서 괴테 말고 또 한 명, 개인적으로는 외계인이라 생각하는 분이 떠올랐다. 움베르토 에코. 인류 역사상 움베르토 에코만큼 지성과 지력과 해학과 재치와 글솜씨와 말솜씨를 두루 갖췄던 인간이 몇이나 될까? 그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전 세계가 슬퍼했었다. 그의 뇌는 무게와 밀도와 성능 면에서 그저 하나의 뇌가 아니었기 때문이며, 그라는 인물 자체가 지녔던 의미가 너무도 컸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2001년생이 쓴 책을 읽는데, 그가 살며시 떠올랐다. ('푸코의 진자'에서 템플 기사단의 비밀이 숨겨졌으리라 여겨졌던 고대 문서는 결국 아주 평범한 사람이 적은 아주 평범한 물품 목록임이 마지막에 밝혀진다. 허망하며 풍자적이고 해학적인 결말이다. 그에 비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결말이 낭만적이며 진취적이고 건설적이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움베르토 에코만큼 재치가 뛰어나다거나 장면 묘사가 치밀하다거나 공간성이 뛰어나다거나 하지는 않다. 이는 이 책이 추구하는 바가 아니기 때문에 결함도 아니다. 이 책은 지식인다운 지적 집착과 지식인 세계 속 관행적 엄격함 사에에 무언가를 집어넣어 '이래도 좋지 않습니까'하는 큰 의견을 제시한다. 2001년생이 말이다.


책 속 내용도 그렇게 흘러간다. 이야기는 지적 집착으로부터 시작된다. 우연히 알게 된 어떤 인용구가 진짜인지를 확인하는 데에 온 신경을 쏟게 되는 한 인물이 나온다. 그리고 그 진위여부를 밝혀나가는 과정에서 어떤 큰 사건 하나가 발생한다. 그 사건에 담긴 의미와, 진위여부에 집착했던 그 인용구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책은 마무리가 된다.


스즈키 유이를 읽다 보면 분명 괴테도, 움베르토 에코도 떠오른다. 이 연상작용은 세밀하거나 정합적이지는 않다. 그저 떠오른다. 떠오르지 않는다고 하는 편이 거짓말일 정도로 떠오르는데, 설명은 못하겠다. 비슷한 면도 보이지만, 서로 다른 점도 많다. 하지만 무언가 분명한 연결성이 느껴진다. 이는 그저 개인척인 착각일지도 모른다. 혹은 본능적인 강력한 기대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